동탄 '성범죄 강압수사' 논란이어…"남편인 줄" 신고 여성, 횡설수설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2024.06.28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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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내 헬스장 화장실을 이용했다가 성범죄자로 몰렸다는 남성이 자신의 억울함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은 남성이 이용했던 단지 내 헬스장 화장실 입구. /사진=유튜브 채널 억울한 남자 갈무리아파트 내 헬스장 화장실을 이용했다가 성범죄자로 몰렸다는 남성이 자신의 억울함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은 남성이 이용했던 단지 내 헬스장 화장실 입구. /사진=유튜브 채널 억울한 남자 갈무리


20대 남성이 화장실을 이용했다 성범죄 용의자가 됐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반말로 응대하는 등 대처가 적절치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또 여성 신고자가 말을 바꿔 억울한 피해가 생길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군대를 막 제대한 A씨는 지난 24일 평소처럼 운동하러 가려다 집 앞에서 난데없이 나타난 경찰들에게 붙들렸다. 한 여성이 '화장실에서 용변 보는 자신을 누가 훔쳐본다'고 신고했는데 CC(폐쇄회로)TV 확인 결과 A씨가 용의자로 특정됐다는 이유였다.



황당한 상황에 A씨는 "CCTV에 담긴 용의자가 제가 확실한가", "여자를 본 적도 없고 여자 화장실에 들어간 적도 없다"고 했지만 경찰은 그의 말을 무시한 채 반말을 섞어가며 신원 확인을 했다.

A씨가 공개한 녹취를 들어보면 경찰은 "학생이야? 군인이야?", "지금 나이 몇살이야" 등 인적 사항을 묻는가 하면 "너 조사 다시 받을 거야. 우리가 연락하면 그때 시간 맞추면 돼"라고 강압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심상치 않다고 느낀 A씨는 경찰서를 찾았지만 또 다른 경찰관으로부터 비슷한 상황을 겪는다. 녹취록에는 이것저것 묻는 A씨에게 응대하던 경찰관이 "떳떳하시면 그냥 가만히 있으시면 돼요"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경찰 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고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화성동탄경찰서 게시판에는 항의 글이 수천건 올라왔다.

경찰 대응 외에 신고 여성에 대한 신뢰도 문제로 지적됐다. 사건 발생 이후 A씨 부모는 해당 신고가 있었던 화장실을 다시 찾았다가 신고 여성을 우연히 만나 당시에 대해 들었다.


여성은 A씨 부모에게 "어떤 이상한 남성이 뒤따라오더니 바지를 내리고 씩 웃었다", "화장실 문을 두드려서 남편인지 알고 열어줬다", "인상착의가 기억난다", "만지려 해서 급소를 발로 차니까 도망쳤다" 등 말을 했다. 횡설수설하는 듯한 여성의 말은 한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됐다.

누리꾼들은 "용변 보는 것을 훔쳐보고 도망쳤다고 신고했는데 인상착의를 어떻게 아냐", "남편이 여자 화장실에 왜 들어가냐", "신고 여성이 정상은 아닌 거 같다" 등 반응을 보였다.

억울한 사연에 A씨를 돕겠다고 나선 변호인은 "경찰 확인 결과 A씨는 강제추행 피의자로 입건된 상황"이라며 "그런데 경찰이 혐의 근거로 확인한 CCTV는 A씨가 화장실에 가는 것만 확인될 뿐 어느 화장실로 들어갔는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헌법과 형사소송법은 무죄추정 대원칙 아래 임의수사를 원칙으로 하는 데 경찰은 다그치듯 말하고 A씨에게 제대로 된 변명의 기회도 주지 않는 등 실질적인 성범죄자로 취급했다"며 "모든 진실이 드러날 수 있도록 공정한 수사가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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