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까지 국세 9.1조원 덜 걷혀…세수 '조기경보' 울렸다

머니투데이 세종=박광범 기자 2024.06.28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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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뉴스1사진제공=뉴스1


지난해 기업 실적 부진 여파가 세수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세수 전반에 '비상등'이 들어온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수 '조기경보'를 발령하며 세수 결손을 공식화했다. 내부적으로 세수 재추계 작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기획재정부가 28일 발표한 '2024년 5월 국세수입 현황'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누적 국세수입은 전년동기 대비 9조1000억원 감소한 151조원이다.



정부가 올 한해 걷겠다고 한 목표금액 중에서 실제로 걷힌 국세수입의 비율을 의미하는 진도율은 5월까지 41.1%다. 지난해(46.6%)나 최근 5년 평균(47%)보다 낮다.

정부는 매년 3월과 5월을 기준으로 세수 진도율이 최근 5년 평균보다 5%p(포인트) 높거나 낮으면 내부적으로 세수 조기경보를 발령한다. 지난해에는 3월에 조기경보를 발령했고 올해는 5월에 발령 요건이 충족됐다.



윤수현 기재부 조세분석과장은 "조기경보가 울렸다는 건 올해 예산 대비 세수 수입 달성이 안된다는 걸 사실상 확정한 느낌"이라며 "조기경보가 울리면 면밀하게 점검해 얼마나 부족할지를 확정 짓고 그 규모에 따라 올해 자금운용을 어떻게 할지 등을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예상보다 세금이 적게 걷힌 배경에는 법인세가 있다. 지난달 법인세 납부세액은 전년대비 2조6000억원(31.7%) 감소한 5조%000억원이다. 5월까지 누적 법인세 납부세액도 전년대비 15조3000억원(35.1%) 감소한 28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법인세가 덜 걷힌 건 주요 기업들의 지난해 사업실적이 부진했던 탓이다. 법인세는 전년도 사업실적을 토대로 납부한다. 12월 결산법인 기준 대기업은 이듬해 3월과 4월, 중소기업은 3월과 4월, 5월에 법인세를 분납한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 사정도 나빠 법인세가 덜 걷혔다는 의미다.

윤 과장은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아 법인세를 못내거나 일부만 낸 중소기업들이 상당히 있었다"며 "분납을 신고했으나 실제로는 돈이 없어 (법인세를) 못내는 중소기업들이 5월에 증가해 (실제) 납부율이 줄었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세목들은 대체로 전년과 비슷하거나 개선된 흐름을 보였다. 5월까지 근로소득세는 51조5000억원 걷혀 전년보다 3000억원 더 걷혔다. 소득세는 4월까지만 해도 전년보다 덜 걷혔지만 고금리에 따른 이자소득세 증가, 취업자수 및 임금인상 효과 등으로 증가 전환했다.

5월 누적 부가가치세는 전년대비 5조4000억원 늘어난 38조8000억원 걷혔다. 소비증가 및 환급 감소로 납부실적 증가 추세가 계속됐다.

다만 5월까지 증권거래세는 세율인하 영향으로 전년보다 2000억원 줄어든 2조3000억원 걷혔다. 관세도 수입감소 영향으로 전년동기대비 2000억원 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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