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형 "주말엔 '삼식이 삼촌' 몰아보기, '핸섬가이즈' 관람 추천"[인터뷰]

머니투데이 이경호 기자 ize 기자 2024.06.28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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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오리지널 '삼식이 삼촌'의 강성민 역 이규형 인터뷰.

배우 이규형./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배우 이규형./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배우 이규형은 '삼식이 삼촌'에서 색다른 빌런으로 활약했다. 빌런이었는데, 짠내가 폴폴 났다. 마냥 미워할 수만은 없었던 나쁜 놈이었다. "금쪽이"로 불리기도 했던, 아픈 손가락이었다.

이규형은 디즈니+의 오리지널 시리즈 '삼식이 삼촌'(극본 연출 신연식)에서 국회의원 강성민 역을 맡았다. 강성민은 권력에 짓눌려 억눌린 야망을 안고 살아온 인물이다. 온갖 악행을 저지르면서 늘 나락으로 떨어질 위기를 안고 살았던 강성민이다.



'삼식이 삼촌'은 전쟁 중에도 하루 세끼를 반드시 먹인다는 삼식이 삼촌(송강호)과 모두가 잘 먹고 잘 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엘리트 청년 김산(변요한)이 혼돈의 시대 속 함께 꿈을 이루고자 하는 뜨거운 이야기를 그렸다. 지난 5월 15일 1부가 공개됐으며, 지난 19일 최종회(16부)가 공개됐다.

이규형은 '삼식이 삼촌'에서 야심가로 "삼식이 삼촌"으로 불린 박두칠 역의 송강호와 함께 극을 흥미롭게 이끌어 갔다. 또한 지난 26일 개봉된 영화 '핸섬가이즈'에서는 작은 역할이지만 미친 존재감을 발산하며 '신스틸러'에 등극했다.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종횡무진 누비는 이규형을 아이즈(IZE)가 만났다.



배우 이규형./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배우 이규형./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삼식이 삼촌'의 전편이 공개됐다. 촬영했던 소감은 어땠는가.

▶ ('삼식이 삼촌'은) 진심으로 정말 즐거운 촬영이었다. 송강호 선배님과 첫 촬영을 할때는 떨리기도 했고, 긴장되기도 했다. 그 이상으로 설레기도 했다. 감독님과 다른 선배님 덕분에 성장할 수 있던 계기가 된 것 같다. 전편이 오픈됐다. 몰아보기 좋아하시는 분들은 쭉, 보시면 좋지 않을까 싶다. 저희 작품에는 다양한 캐릭터와 다양한 인간군상이 나온다.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극 중 강성민은 악역이었지만, 시선을 끄는 매력적인 인물이었다. 이 역할을 어떻게 그리고자 했는가. 또 이 캐릭터의 매력을 보여주기 위해 어떤 부분에서 노력했는가.

▶ 강성민이 표면적으로는 살인을 사주하기도 하는 인물이지만 이면에는 유약하고 두려움에 떨고 있다. 또 트라우마를 안고 살고 있다. (강성민) 아역을 연기한 배우가 그 지점을 잘 표현해 줬다. 제가 연기하지 않았어도, 지금 연기하는 게 잘 설명이 됐다.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눴을 때, 이 인물이 겉으로 세 보이고 차가워 보이지만, 평상시 기본 말투는 세지 않았다. 매가리가 없기도 하다. 그런 면들로 입체감을 살리려고 했던 것 같다. 비주얼적으로 감독님, 의상 선생님이 보여준 게 슈트를 잘 차려입은 거였다. 각 잡힌 게 제 생각에도 (캐릭터와) 잘 맞아떨어졌다. 또 칼 같이 넘긴 헤어스타일도 이 인물이 각이 잡혀있어야 했다. 그래야 무너지고 부서질 때 차이가 크니까. 그런 것들을 신경 썼다.

디즈니+ 오리지널 '삼식이 삼촌'의 배우 이규형./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디즈니+ 오리지널 '삼식이 삼촌'의 배우 이규형./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극 전개에서 강성민의 힘이 대단했다. 다이내믹함을 보여줬다. 이번에 자신의 연기 만족감은 얼마나 되는가.

▶ 사실 처음 이 대본을 받았을 때 10부작이었다. 4부까지 보고 너무 매력적인 인물이었다. 정말 하고 싶었고, 참여를 하게 됐다. 극 뒤로 가면서 인물의 과거 장면이 드러났고, 인물을 입체적으로 감독님이 써주셨다. 배우 입장에서는 연기하기가 편했다. 그런 면에서 감독님에게 감사했다. 그리고 이 인물에게 동정심을 느낄 수 있게끔 해주셨는데,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극 중 김산의 반대편에서 한 축으로 있었던 것 같다. 배우로 즐거운 작업이었다. 초반부만 보면 단편적으로 '나쁜 놈' 그렇게만 보일 수 있었는데 다행히도 입체적으로 그려졌다.

-극 중 강성민의 성향이 감정을 표현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하지만 연기적으로는 감정이 차 있음을 보여줘야 했다. 감정 연기는 어떻게 조절했는가.

▶ 준비해 해석해서 현장에 가면, 막상 내 해석과 다르게 흘러가는 것도 많다. 상대가 주는 리액션의 크기에 따라서 제가 생각하지 못한 게 나온다. 또는 제가 생각하지 못한 지점까지 에너지가 간다. 과한 생각이었구나 했지만, 이런 게 앙상블인 것 같다. 함께 만들어 가는 작업인 것 같다. 감정 조절을 했다기보다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던 것 같다. 이번 작업은 특히 그렇지 않았나 싶다.

디즈니+ 오리지널 '삼식이 삼촌'의 배우 이규형./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디즈니+ 오리지널 '삼식이 삼촌'의 배우 이규형./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극 중 누군가 삼식이 삼촌을 건드리면 발끈하는 강성민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강성민에게 삼식이 삼촌은 어떤 인물이었을까.

▶ 엄마 같은 존재인 것 같다. 드러나지 않았지만, 어릴 때부터 업어 키웠다. 평생 보살핀 존재다. 강성민이 흑화하면서 삼식이 삼촌을 의심하게 되지만, 죽기 직전 도망 다닐 때도 구해주려고 했던 사람이 삼식이 삼촌이었다. 엄마이자 아빠이자 삼촌이었다. 겉으로는 수족 부리듯 대하지만, 그 이면에 감성으로 이 사람(삼식이 삼촌)한테 의지할 수밖에 없었고, 의존할 수밖에 없는, 기댈 수밖에 없었다. 청우회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하지만, 오히려 삼식이 삼촌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닌 존재였다. 그래서 죽을 때도 삼촌도 슬픈 감정이 들지 않았을까 싶다.

-강성민이 아닌 배우 이규형으로 송강호는 어떤 존재로 남았는가.

▶ 큰 기둥 같은 존재다. 처음에 선배님과 연기하는 게 긴장됐고, 설레기도 했지만, 호흡을 주고받으면서 보고 배운 것도 있다. 작은 조언이 제 한 포인트를 깨부수는 지점이 되기도 했다. 선배님과 연기하는 게 재미있었다. 모든 리액션을 잘 살려주신다. 큰 기둥 아래서 변요한 배우든, 서현우 배우든 모든 배우가 자기 역량을 자유롭게 발산하면서 놀 수 있지 않았나 싶다. 큰 기둥이었다.

-작품, 캐릭터 그리고 송강호까지 좋다고 얘기를 했다. 혹시 이 작품에 출연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송강호의 첫 드라마'라는 점도 출연에 영향을 끼쳤는가.

▶아니라면 거짓말이다. 기라성 같은 선배님의 데뷔작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도 영광이었다.

-'이규형은 '삼식이 삼촌'의 금쪽이'라는 수식어도 붙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 처음에 듣고 금쪽이가 뭐지 했다. (뜻을) 찾아보고 나니 비슷한 부분이 있었다. 시청자들께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삼식이 삼촌과의 관계를 그렇게 축약하신 것 같다.

-작품,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큰 것 같다. 배우의 마음과 달리, 작품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호불호였다. 이런 반응에 대해 어떤 생각인가.

▶ 제 개인적 생각인데, 저희 작품은 몰아봤을 때 재미있는 것 같다. 끊김이 없이 한 호흡으로 보셔야 한다. 영화 같은데, 그걸 길게 풀어놓은 느낌이다. 그래서 (아직 시청하지 않은 시청자들께서) 시간 여유가 되실 때 하루 이틀에 걸쳐 몰아서 보시면 좋을 것 같다.

요즘 (콘텐츠가) 빠른 템포에 자극적 전개에 매회 기승전결이 있다. 또 회차 엔딩은 다음 화를 보고 싶게끔 할 때 끊는다. 저도 이런 작품을 재미있게 보고 있다. 그런 지점에서 호불호가 갈리는 것 같다. 저희 작품의 흐름이 엄청 빠르지 않다. 그런데 서서히 휘몰아치고, 후반부에 어떤 클라이맥스에 다다를 때 주는 에너지가 있다. '삼식이 삼촌'만의 흐름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몰아보신다면, (재미를) 온전히 다 느끼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배우 이규형./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배우 이규형./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삼식이 삼촌'에 이어 '핸섬가이즈'로 관객들과 만나게 됐다. 서로 다른 모습을 보여주게 됐다. 기분이 남다를 것 같다.

▶ 영화는 3, 4년 전에 찍었다. '삼식이 삼촌'이 끝난(마지막 회 공개) 후 개봉했다. ('삼심기 삼촌'과는) 극과 극의 역할이다. 저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참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

-'핸섬가이즈'에서 경찰 역할로 출연한다. 분량이 많지는 않았는데, 어떤 부분에서 매력을 느껴 출연을 결정했는가.

▶ 분량을 떠나서 이성민 선배님, (이)희준이 형, (박)지환이 형 나온다고 해서 제 역할이나 분량을 떠나서 정말 재미있을 것 같았다. 대본을 봤는데, 이분들이 잘생긴 척하고 본의 아니게 사건에 휘말린다. 촬영 과정이 재미있었다. 그래서 하게 됐다. 선배님들이 진짜 웃긴 것 같다.

-앞서 '삼식이 삼촌'을 몰아보기로 시청했으면 한다고 얘기했다. 그렇다면, 주말에 '삼식이 삼촌'을 봐야할까, '핸섬가이즈'를 봐야 할까.

▶ 주말에, 눈 뜨시면 '삼식이 삼촌' 몰아보기 하시다가 데이트도 하셔야 하니까, 연인 분의 손을 잡고 '핸섬가이즈' 보러 가시면 될 것 같다. '이 사람이 저 사람이 맞나' 하실 거다. 사랑하는 작품이다. 어느 것 하나를 추천하기 어렵다. 두 작품 추천해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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