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전 김성근과 광고 찍은 아이, 프로 입단→2군 올스타까지 "너무 영광, 팬들께 보여드리고 싶어"

스타뉴스 양정웅 기자 2024.06.28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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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지훈.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목지훈.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13년 전 노(老)감독과 함께 광고를 찍었던 어린 소년이 어느덧 프로선수가 돼 퓨처스 올스타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오는 7월 5일 오후 6시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2024 KBO 퓨처스 올스타전 출전선수 명단을 27일 발표했다.

KBO 올스타전(6일) 전날 개최되는 퓨처스 올스타전은 북부리그(한화, 두산, LG, SSG, 고양)와 남부리그(상무, 롯데, KIA, KT, NC, 삼성) 대표로 각각 24명씩 총 48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올 시즌 기준으로 입단 5년 차 이하인 2020년 이후 입단한 선수들에 한해 자격이 주어지며 1군에 등록되더라도 퓨처스 올스타전 출전은 가능하다.



남부리그 소속인 NC 다이노스에서는 투수 목지훈(20)과 원종해(19), 내야수 김세훈(19), 외야수 고승완(23) 등 4명이 출전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목지훈이다. 그는 올 시즌 NC의 C팀(퓨처스팀)에서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돌며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목지훈은 27일 기준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12경기에 등판, 50이닝 동안 1승 3패 32피안타 40탈삼진 평균자책점 2.70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피안타율은 0.176으로 출루를 잘 막아내고 있다. 시속 140km 후반대의 패스트볼을 바탕으로 좋은 구위를 보여주고 있다.



목지훈.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목지훈.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목지훈은 구단을 통해 "너무나 영광이다. 항상 팬분들께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이번 퓨처스 올스타전을 통해 조금 더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가 생겨 기쁘다"며 올스타에 뽑힌 소감을 전했다.

효제초-청량중-신일고를 졸업한 목지훈은 2023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NC에 4라운드 전체 34순위로 지명을 받았다. 그는 지명 당시 화제를 모았는데, 바로 KBO 리그 통산 1388승의 노장 김성근(82) 감독과 인연이 있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1학년 시절이던 2011년, 목지훈은 모 회사의 핫초코 광고에 어린 야구선수 역할로 출연했다. 목지훈의 "야구 하고 싶다"는 멘트에 당시 야인이었던 김 감독이 씁쓸한 표정으로 핫초코를 마시며 "나도요"라고 답하는 내용의 광고였다.


김 감독은 지난해 2월 방영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 목지훈과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촬영 끝나고 가는데 그 친구(목지훈)가 움직이더라. '뛰어봐' 했더니 빠르더라"며 "'너 야구하면 되겠다'고 말했는데, 이 말로 (목지훈의) 엄마가 야구를 시켰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지난 2011년 김성근 감독(오른쪽)과 목지훈이 함께 촬영한 광고의 한 장면. /사진=광고화면 갈무리지난 2011년 김성근 감독(오른쪽)과 목지훈이 함께 촬영한 광고의 한 장면. /사진=광고화면 갈무리
김성근 감독이 목지훈에게 해준 사인. /사진=NC 다이노스 퓨처스팀 인스타그램 갈무리김성근 감독이 목지훈에게 해준 사인. /사진=NC 다이노스 퓨처스팀 인스타그램 갈무리
해당 프로그램에서는 김 감독과 목지훈이 재회하는 장면도 나왔다. 목지훈에게 꽃다발을 전해준 김 감독은 "오랜만이다. 많이 컸다"며 축하를 전했다. 또한 유니폼에 김 감독의 좌우명인 '일구이무(一球二無)'와 함께 사인을 해줬다. 당시 목지훈은 구단을 통해 "늘 항상 뵙고 싶었다. 구단에서 배려를 해주시고, 좋은 프로그램에서 불러주셔서 뜻깊고 영광스러웠다"고 밝혔다.

이어 "다시 인사드렸을 때 어렸을 때와 똑같으신 모습이었는데, 프로 선수가 되고 보니 존재가 더 커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광고를 찍었던) 그 당시에 기억이 조금은 남아있다. 그리고 어머니가 광고촬영하는 모습을 찍어 주신 것을 집에서 한 번씩 봤었다. 어머님도 다시 김성근 감독님을 보셨는데 기분이 색다르셨던 것 같다"고 했다.

김 감독은 지난 2022년 말부터 야구 예능 '최강야구'에서 최강 몬스터즈의 감독직을 맡고 있다. 그러는 사이 목지훈도 성장해 프로 선수가 돼 리그의 잔치에도 초청받았다.


원종해.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원종해.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한편 목지훈과 함께 퓨처스 올스타전에 나가는 NC 선수들도 구단을 통해 소감을 전달했다. 원종해는 "퓨처스 올스타전 명단에 뽑히게 되어 영광이다. 야구를 잘하는 선수들, 선배님들과 함께 경기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좋다. 팬들 앞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1군 경험이 있는 김세훈은 "퓨처스 올스타전에 출전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신기하고 기쁘다. 생각도 못 하고 있었는데 나간다는 소식에 많이 놀랐다. 팀을 대표해 나가는 만큼 최선을 다해서 팬들께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고승완은 "개인적으로 부족하다 생각했기에 퓨처스 올스타전에 나갈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올스타로 선발되어 기쁘고 가서 많이 배우고 오겠다"고 말했다.

김세훈.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김세훈.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고승완.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고승완.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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