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 자산가' 서정진 "부자라고? 만져본 적 없는 돈…난 평범한 사람"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이상봉 PD, 방진주 PD 2024.06.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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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약 10조원, 국내 2위 부자, 자수성가 기업 오너(소유주). 서정진 셀트리온 (182,800원 ▲8,500 +4.88%)그룹 회장을 수식하는 말은 많다. 서 회장은 누가 봐도 성공한 기업인이다. 그는 60살을 훌쩍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현장에서 발로 뛴다. 서 회장은 "나는 기업인이 아니라 약장수"라며 "이제 내 나이가 좀 있으면 70인데 결국 내가 일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남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올해 약 3개월간 미국 전역을 돌며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짐펜트라'(램시마SC) 영업 활동에 집중했다. 그 결과 미국에서 짐펜트라를 처방하겠다고 약속한 병원(처방 확정 의료기관)이 전체의 60% 수준으로 늘었다. 서 회장은 "회장이 그 회사의 가장 강력한 전투기"라며 "회장은 회사에서 돈을 가장 많이 벌어야 하는 사람이고, 이게 내가 직접 미국에서 영업을 뛰는 이유"라고 말했다.



서 회장은 미국 현장 영업 중 뉴욕과 워싱턴D.C.에서 머니투데이와 만나 미국 시장 공략 배경, 경영철학, 한국 바이오 산업에 대한 단상,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서 회장은 스스로 평범한 사람이라며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난 특별했던 사람 아니고 평범한 사람"이라며 "나뿐 아니라 누구나 모든 사람이 성공할 수 있는 충분한 자질을 갖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또 "모든 사람은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라며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하면 틀림없이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10조 자산가' 서정진 "부자라고? 만져본 적 없는 돈…난 평범한 사람"


머니투데이는 서 회장의 미국 출장에 동행하면서 그의 실용적인 면모를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 서 회장은 미국에서 일하면서 직원들과 함께 김밥이나 라면, 김치찌개 등을 주로 먹었다. 숙소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하루 180~200달러짜리 방을 잡았다. 옷은 스포츠 브랜드 티셔츠를 주로 입었고, 비즈니스 미팅을 할 때는 그 위에 정장 재킷을 걸쳤다. 재벌의 해외 출장이라 보기에 상상 이상으로 검소했다.

서 회장은 "비즈니스 미팅 등 필요할 때 '폼'을 잡기 위해 비싼 식당에 가지, 평소엔 라면이나 김밥, 떡볶이 등을 주로 먹는다"며 "일하다 보면 하루 4~5시간을 자기 때문에 굳이 비싼 호텔에서 잘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나보고 얼마 자산 부자라고 하는데, 만져본 적도 없는 돈"이라며 "만질 생각도 없고 지금 내 주머니에도 돈이 없다"고 말했다. 또 "돈을 벌기 위해 사업하는 단계는 뛰어넘은 것 같다"며 "내가 이 길을 가야 (제약 및 바이오) 산업이 살고 경제가 일어난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우리 바이오 산업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제약 및 바이오 사업을 하는 사람은 성공 확률이 어느 정도인지 확실히 얘기해야 한다"며 "바이오는 부작용이 없으면서 효능을 입증할 수 있는 치료제를 개발해야 하는 확률 비즈니스"라고 말했다.

서 회장은 짐펜트라의 미국 시장 성공을 자신했다. 서 회장은 미국 출장 기간 현지에서 영업 조직을 진두지휘하며 지역별 맞춤형 전략을 지시하는 등 짐펜트라의 기반을 다지는 데 힘썼다. 그는 "미국은 지역별로 특색이 달라서 현장에서 직접 뛰며 상황을 바로바로 파악해야 한다"며 "미국이 어떤 시장인지 회장이 제일 빨리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미국처럼 큰 시장에서 경쟁하며 실력을 입증해야 한다"며 "우리나라 많은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역량을 뽐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출장 동행 풀영상은 유튜브 채널 '채널M'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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