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색 맥주 페트병 내년부터 사라진다…분주해진 주류업계

머니투데이 유예림 기자 2024.06.30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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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칠성음료의 맥주 크러시. 이 제품에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단일 재질의 투명 맥주 페트 포장재가 적용됐다./사진제공=롯데칠성음료롯데칠성음료의 맥주 크러시. 이 제품에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단일 재질의 투명 맥주 페트 포장재가 적용됐다./사진제공=롯데칠성음료


내년부터 갈색, 녹색 등 유색 맥주 페트병을 쓸 수 없게 되면서 주류업계는 투명 맥주 페트병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27일 정부,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와 국내 주류사가 2019년 맺은 페트 맥주병 재질·구조개선 자발적 협약에 따라 내년부터 투명 페트병 맥주가 대중화될 전망이다. 당시 협약에는 하이트진로, 오비맥주, 롯데칠성음료가 참여했다.

앞서 주류업체 3사를 포함해 CJ제일제당, 대상, 농심, 남양유업, 빙그레 등 국내 식음료 업체 19곳은 2018년 환경부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제조사들은 2019년까지 생수, 음료 등 페트병에 무색만 쓰도록 포장재를 개선할 것을 권고받았다. 유색 페트병은 투명 페트병과 달리 불순물이 섞여 있고 분리배출이 잘되지 않아 재활용이 어렵기 때문이다. 재활용이 되더라도 투명 페트병보다 비용이 더 많이 들어 재활용 업체에서도 구매를 꺼렸다.



하지만 맥주의 경우 햇빛이나 고온에 오랜 시간 노출되면 변질 가능성이 있어 기술 개발을 하도록 2019년부터 5년간 유예 기간을 뒀다. 올해 말 유예 기간 종료를 앞두고 업계는 투명 페트병을 만들기 위한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 주류업계 중에서는 롯데칠성음료가 선제적으로 관련 기술을 개발했다. 2020년 생수 브랜드 중에선 국내에서 처음으로 무라벨 '아이시스'를 만들고 2021년 8월에는 라벨을 둘렀지만 업계 최초로 투명 페트병의 맥주 '클라우드'를 출시한 바 있다. 이러한 기술력으로 친환경 패키징 개발에서 변화를 선도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3월에는 '크러시'를 투명 페트병(420㎖, 1.6ℓ)으로 출시했다. 크러시 페트병은 재활용이 가능한 단일 재질로 산소 차단제와 Full 라벨을 적용했다. 이 포장재는 재활용 과정에서 라벨에 인쇄된 잉크가 벗겨지면서 페트병 몸체와 동일한 재질만 남게 된다. 라벨을 따로 분리할 필요 없이 페트병 원료를 재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 페트병은 지난 4월 대한민국 패키징 대전에서 국무총리상을 받기도 했다.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도 투명 맥주 페트병을 개발하고 있다. 포장재 개발은 주류 제조사의 역량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어서 해외 사례를 검토하고 패키징 업체와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맥주에 빛과 산소를 차단하는 막을 유색 페트병으로는 쉽게 만들 수 있는 반면, 이러한 막이 있는 기술을 투명 페트병에선 상용화하기 어렵다"며 "페트병 제조사도 발굴해야 하고 투명 병으로 유통할 때 여러 기상 상황에서 견딜 수 있는지 실험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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