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 거절' 손웅정 "손흥민 이미지 값이라며 수억 요구…돈 아깝냐더라"

머니투데이 전형주 기자 2024.06.27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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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축구선수 손흥민의 아버지인 손웅정 SON축구아카데미 감독이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사인회를 하고 있다.  손 감독은 소속 유소년 선수에 대한 욕설과 체벌 등 아동학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2024.6.26 ./사진=(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축구선수 손흥민의 아버지인 손웅정 SON축구아카데미 감독이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사인회를 하고 있다. 손 감독은 소속 유소년 선수에 대한 욕설과 체벌 등 아동학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2024.6.26 ./사진=(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축구선수 손흥민의 부친 손웅정 SON축구아카데미 감독을 아동학대로 고소한 아카데미 원생 부모가 합의금 수억원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하자 손흥민의 수입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 감독의 법률대리인 김형우 변호사(법무법인 명륜)는 27일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고소인 측은 합의금으로 수억원을 받길 원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손 감독 측은 지난 4월 피소 사실을 알고 김 변호사를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했다. 김 변호사는 손 감독에게 합의금으로 1억원을 제시했다. 아동학대 민사재판에서는 1500만~3000만원의 배상금을 내는 게 일반적이지만, 사건이 알려지지 않으려면 금액을 더 얹는 게 낫다는 의도였다.

그러자 손 감독은 "우리가 한 행동이 잘못됐다고 하면 그냥 처벌을 받겠다. 굳이 많은 돈을 주고 합의해 나쁜 선례를 만들 필요 없다"며 합의금 상한을 3000만원으로 정했다고 한다.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축구선수 손흥민의 아버지인 손웅정 SON축구아카데미 감독이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열린 사인회에 참석하고 있다.  손 감독은 소속 유소년 선수에 대한 욕설과 체벌 등 아동학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2024.6.2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축구선수 손흥민의 아버지인 손웅정 SON축구아카데미 감독이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열린 사인회에 참석하고 있다. 손 감독은 소속 유소년 선수에 대한 욕설과 체벌 등 아동학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2024.6.2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합의금 3000만원 제안에 피해 아동 A군 부모는 반발했다. A군 측은 수억원의 합의금을 제시하며 "손흥민 선수가 세계적인 선수이고 광고며 이적료며 이미지 마케팅 하는 비용이 얼만데, 돈이 아까운 것이냐"는 취지로 말했다고 김 변호사는 주장했다.

이에 손 감독은 당시 "이 사건을 왜 일반 사건하고 다르게 취급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이는 흥민이와 전혀 별개 사건이다. 절대로 흥민이와 결부시키지 말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A군 측은 이후 합의금을 조금씩 낮춰 몇 차례 수정된 제안을 했지만 손 감독은 3000만원을 고수했고, 지난달 말 합의가 결렬됐다는 게 김 변호사의 설명이다.


김 변호사는 "이 일이 알려지면서 훈련장에 드론이 뜨는 등 어수선해서 다른 선수들이 훈련에 집중을 못하는 상황"이라며 "손 감독은 본인 스타일로 아카데미 선수들을 강인하게 키워보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 하지만 시대의 변화에 맞추어 아카데미도 바꾸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다만 보도된 것과 같이 손 감독이 원생을 상대로 "X 같은 X끼", "죽여버리겠다" 같은 말을 한 적은 없다며 "손 감독은 평소 분위기가 느슨해지면 '이 X끼들아, 너네 부모님이 주신 피같은 돈으로 여기까지 왔어. 정신 바짝차리고 하나라도 얻어가. 계속 이렇게 슬렁슬렁 경기 뛸꺼면 짐 싸서 집에 가. 내일부터는 똑바로 해. 알았어?'라는 식으로 독려한다. 이 과정에서 욕설이 나올 때도 있다"고 강조했다.

체벌 역시 학부모들이 볼 수 있는 곳에서 이뤄졌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체벌은 경기에서 졌기 때문이 아니었다. 처음으로 외국 전지훈련을 나오니 선수들 사이 들뜬 분위기가 계속됐다. 그래서 코치들이 분위기 전환이 필요하다 생각해 체력 훈련을 하게 됐다. 막바지에 선수들에게 '하프라인 찍고 20초 안에 안 들어오면 한 대 맞는다'라고 했고, 선수들도 동의했다. 20초 안에 들어오지 못한 선수들이 코너킥 플라스틱 봉으로 한 대 씩 맞은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A군 측 법률대리인은 "A군 부모가 처음부터 수억원을 얘기하며 합의하자고 한 사실은 완전히 반대 주장"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SON아카데미 측 변호사가 먼저 조건을 제시하고, 수억원대로 액수를 올려가면서 합의를 종용했다. A군 부모가 마지막에 반발심에 '그럼 5억을 가져오던가'라고 이야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 감독과 SON축구아카데미 코치 2명은 3월19일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당했다.

이들은 같은 달 진행된 전지훈련에서 원생 A군 등에게 체벌과 욕설을 한 혐의를 받는다. A코치는 C군의 허벅지를 코너플래그(경기장 모퉁이에 세우는 깃발)로 때려 전치 2주 부상을 입혔으며, B코치는 일부 선수의 엉덩이와 종아리, 머리를 때리거나 구레나룻을 잡아당긴 혐의를 받는다. 손 감독은 훈련을 잘 못하는 원생을 상대로 욕설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을 수사한 강원경찰청은 이들을 지난 4월 검찰에 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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