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광석 큐심플러스 대표/사진=고석용 기자
최근 들어 국내 통신 3사도 양자통신망 구축에 적극적이다. 대형 통신사들이 도입을 서두르면서 관련 산업 생태계도 조성되고 있다. 노광석 고려대학교 양자ITRC센터 교수가 창업한 스타트업 큐심플러스도 그중 하나다.
큐심플러스가 개발하는 광학부 소자 고속제어 신호 모듈. 큐심플러스는 6월 25일부터 27일까지 열린 퀀텀코리아2024에서 장비 프로토타입을 공개했다 /사진=큐심플러스
큐심플러스 장비의 특징은 빠른 속도 지원과 작은 크기다. 노 대표는 "해외 기업들은 거대 장비를 활용해 장거리 지원이 가능한 양자통신 장비를 개발하는데 집중하고 있다"며 "우리는 관점을 달리해 도달거리는 줄이더라도 빠른 통신이 가능하도록 하고 장비를 소형화해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큐심플러스는 올해 '퀀텀코리아 2024'에서 해당 장비의 프로토타입을 공개했다.
이전까지 양자통신업계에서 빠른 속도는 개발 우선 순위가 아니었다. 일단 양자통신을 안정적으로 구현하는 게 관건이었다. 그러나 디지털통신의 빠른 속도에 익숙해진 사용자들은 양자통신에서도 속도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큐심플러스는 이를 활용해 미국이나 유럽 등 양자통신 선진국 기업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노 대표는 통신속도를 활용하면 해외 기업들과의 경쟁에서도 승산이 있을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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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심플러스는 장비와 함께 장비를 효율적으로 운영·관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도 개발한다. 노 대표는 "큐심플러스 장비가 아니라도 모든 양자통신 장비의 장비별 접속자 수나 망 사용량 등을 관리하는 소프트웨어"라며 "중단없는 양자통신을 가능하게 해준다"고 말했다. 큐심플러스는 해당 소프트웨어로 올해 초 CES 2024에서 혁신상을 받았다.
큐심플러스 개요/그래픽=윤선정
노광석 큐심플러스 대표/사진=고석용 기자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의 창업이지만 사업이 순탄치는 않았다. 초기 시장인 양자통신에 뛰어든 스타트업에 투자할 투자자들은 많지 않았다. 노 대표는 "시리즈A 라운드에서 IR(기업설명회)만 100번은 넘게 했을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관심은 있었지만 생소한 양자 기술에 선뜻 투자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큐심플러스는 전략적으로 양자 교육·연구 시뮬레이터를 개발해 매출을 발생시키고 시장에 큐심플러스의 이름을 알렸다. 당장 매출을 위해 대충 만든 제품은 아니었다. 해당 시뮬레이터는 양자 실험을 가시화하는 기술로 2023년 CES 혁신상, 발명상인 에디슨어워드를 수상할 정도로 혁신적이었다. 대학이나 기업 등에서 시뮬레이터 도입 문의가 이어졌다.
시뮬레이터를 기반으로 큐심플러스는 장비를 더 고도화했다. 스틱벤처스, 인터베스트, 미래에셋벤처투자 등 잠재력을 알아봐 준 벤처캐피탈(VC)도 만났다. 스틱벤처스는 투자를 결정하며 "큐심플러스가 국내에서 상용화에 가장 근접해있다"고 밝혔다. 실제 큐심플러스는 하반기 한 기업에 양자통신 관련 신호처리 칩(반도체)을 공급할 예정이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에 따르면 전 세계 양자통신 시장규모는 2022년 1조6000억원에서 연평균 39.8%씩 성장해 2030년 24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 대표는 "양자통신 장비 시장도 이 속도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자통신 시장은 국경이 아예 없다"며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공한 양자기술 선두기업이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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