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경쟁사 인력 영입설'에 선 그은 이유는

머니투데이 오진영 기자 2024.06.2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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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의 HBM 라인업. / 사진 = SK하이닉스 제공SK하이닉스의 HBM 라인업. / 사진 = SK하이닉스 제공


HBM(고대역폭메모리) 1위 SK하이닉스가 경쟁사의 인력을 빼와 기술력을 확보했다는 주장을 일축했다. HBM 설계를 담당하는 임원까지 직접 나서 '15년간의 피땀으로 쌓아올린 결실'이라고 반박했다. 업계와 국내외 매체에서 퍼지는 근거 없는 의혹을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SK하이닉스의 HBM 설계를 담당하는 박명재 부사장은 27일 SK하이닉스 뉴스룸에 공개된 인터뷰를 통해 "SK하이닉스 HBM은 명확하게 당사 자체 기술이며, 당시 경쟁사에서 우리 HBM 설계 조직에 들어온 인력은 1명도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온전히 우리 힘으로 기술 개발을 해낸 당사 구성원들에게는 자존심에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박 부사장은 "우리 기술력이 그만큼 대단하기에 헛된 루머가 돌 정도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우위를 지키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외신에서는 SK하이닉스가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인력을 대거 영입해 HBM을 개발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SK하이닉스가 HBM 개발에 돌입한 2009년부터 첫 제품을 출시한 2013년까지 삼성 인력이 SK하이닉스로 이동했고, 이 인력이 HBM 개발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대만 테크뉴스는 "HBM 매출이 올라오지 않으면서 삼성전자의 HBM 팀이 SK하이닉스로 옮겨갔다"고 보도했다.



업계와 삼성전자에서도 이같은 설이 돌았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의 손우목 위원장도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직원들 사이에서 '삼성전자에서 일하던 인력들이 경쟁업체로 넘어가 HBM 개발에 성공했다'는 말이 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HBM 1위를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외부 역경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제품 개발에 매진한 결과이지, 외부 영입과는 무관하다는 차원에서 뉴스룸에 관련 내용을 올렸다. 박 부사장은 "HBM 설계조직은 '오지'로 불렸고, 업계에선 비관론이 쏟아졌지만 우리는 기술력을 보여줄 기회라고 생각했다"며 "꾸준한 혁신으로 HBM2E 등 후속 제품들의 개발을 밀고 나갔다"고 했다.

SK하이닉스는 내부에서도 루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만큼, 이런 소문을 불식하고 HBM 시장입지를 확고히 굳히겠다는 입장이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HBM 시장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53%로 1위였으며, 삼성전자(38%)가 2위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경쟁사 영입설 등 루머에 대해 지속적으로 바로잡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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