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범 세계한인무역협회장 "오스트리아 빈 대회, 문화·경제 축제로"

머니투데이 유동주 기자 2024.06.28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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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대 규모의 재외동포 경제단체인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장을 맡고 있는 박종범 영산그룹 회장. 최대 규모의 재외동포 경제단체인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장을 맡고 있는 박종범 영산그룹 회장.


최대 규모의 재외동포 경제단체인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장을 맡고 있는 박종범 영산그룹 회장은 문화예술 애호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오스트리아 빈과 서울을 오고가며 문화 기획사 WCN(World Culture Network)을 운영하는 송효숙 대표가 그의 부인이다.

실제로 코로나 19로 나라 간 이동이 제한되던 시기에도 빈 필 하모닉 오케스트라의 국내 공연을 성공시키며 명성을 날렸던 송 대표와 WCN을 전적으로 지원해주는 든든한 우군이 박 회장이다. 그는 유럽의 유일한 민간 한인문화회관도 빈에서 12년 전에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그간 사실상의 해외문화원 역할을 톡톡히 해왔던 곳이다.



박 회장은 지난해 11월부터 월드옥타를 이끌고 있다. 월드옥타는 전 세계에서 활약하는 한인 최고경영자들과 차세대 경영자들 3만9000여명을 회원으로 하는 단체다. 영산그룹은 유럽을 중심으로 러시아·독립국가연합(CIS)과 아프리카, 아시아 등 총 20개국에 28개 법인지사를 두고 있다.

한해 200일 이상 해외 출장을 다니는 박 회장은 지난 주 잠깐 귀국한 자리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올 10월 29일부터 나흘간 빈에서 열리는 '제28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 준비에 여념이 없다고 했다.



(무안=뉴스1) 전원 기자 = 김영록 전라남도지사가 11일 도청 접견실에서 박종범 세계한인무역협회장과 면담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전남도 제공) 2023.12.1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무안=뉴스1) 전원 기자(무안=뉴스1) 전원 기자 = 김영록 전라남도지사가 11일 도청 접견실에서 박종범 세계한인무역협회장과 면담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전남도 제공) 2023.12.1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무안=뉴스1) 전원 기자
그러면서 "K-컬처가 다양한 분야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데 이제는 단순히 제품을 수출하는 게 아니라 문화예술을 함께 수출해야 한다"며 이번 빈 대회를 유럽에서의 K-상품 박람회를 표방해 '2024 코리아 비즈니스 엑스포 비엔나'로 명명했다고 소개했다.

박 회장은 "월드옥타의 가장 중요한 행사인 세계한인경제인대회를 빈에서 여는데 '아트페어'도 함께 개최할 것"이라며 "국내 신진 작가와 작품을 유럽에 소개하고, 좋은 평가가 나온다면 해외 갤러리에도 연속성 있게 전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술부터 시작해 음악과 국악으로도 향후 확대하겠다는게 그의 구상이다. 여기에 재외동포 사업가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이번 대회를 국내 젊은이들의 취업박람회로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박 회장은 "국내 청년들이 월드옥타 회원사 및 현지 업체의 매칭 등을 통해 해외로 진출할 수도 있다"며 "대회가 회원 간 친목 도모와 비즈니스에 그치지 않고 문화예술을 함께 향유하고 민관이 함께 하는 대규모 축제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규모있는 문화·경제 축제를 위해 1만㎡ 규모의 행사장과 3000명이 머무를 숙소도 확보했다"고 자신감을 내비친 뒤 "월드옥타 회원들은 물론이고 유럽과 국내 기업 관계자들, 지방자치단체와 다양한 경제단체 특히 정부 및 유관기관도 함께 참가할 수 있도록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모두가 함께 하는 풍요로운 축제형식의 대회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종범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회장이 4월 16일 충남 예산군 스플라스 리솜에서 열린 '제25차 세계대표자대회 및 수출상담회'에서 개최사를 하고 있다.  박종범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회장이 4월 16일 충남 예산군 스플라스 리솜에서 열린 '제25차 세계대표자대회 및 수출상담회'에서 개최사를 하고 있다.
박 회장은 "미주한인상공회의소 총연합회와도 협력하기로 했고 유럽의 한인 무역인들이 모두 자신들의 축제를 만들어간다는 생각으로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며 "대회 성공을 위해선 범정부 차원의 지원도 필요하고 국내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아울러 대기업 임원으로 잘 나가던 그가 창업을 하고 크게 성공했던 비결에 대해 묻자 "신의를 생명처럼 중시한다"며 "약속한 것은 어떤 일이 있어도 지키고 한번 인연을 맺은 사람과는 그 인연을 절대 소홀히 하지 않는다"고 했다. 글로벌 그룹의 회장이지만 항상 소탈하고 겸손한 마음가짐으로 사람을 만난단 점도 그가 많은 이들에게 호감을 사는 이유다.

박 회장은 지난 21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호주 시드니에 새로 문을 연 '콘진원 호주 비즈니스센터' 개소식에도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월드옥타를 대표해 조현래 콘진원장과 간담회를 갖고 K-콘텐츠의 글로벌 인기를 바탕으로 국산 소비재의 수출 확대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오는 8월 정식 업무협약을 맺고 산업 정보 교류 및 활용, K-콘텐츠 활성화 사업 발굴 추진, 전 세계 각 기관 거점 간 협력을 통한 정보 교류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K-컬철와 K-상품을 함께 판다는 박 회장의 사업 방향성이 콘진원의 목표와 같아서 이뤄진 협업이다. 사업 초기부터 문화의 힘을 알아보고 유럽의 음악과 미술계를 한국과 교류시키는 일을 해 왔던 박 회장의 선견지명이 K-컬처가 세계적 인기를 얻으면서 더욱 큰 의미를 갖게 된 셈이다.
방콕서 열린 월드옥타 '동남아 지역경제인대회'에 참석한 박종범 회장이 참가자들과 개막식 기념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2024.06.07 /사진=월드옥타방콕서 열린 월드옥타 '동남아 지역경제인대회'에 참석한 박종범 회장이 참가자들과 개막식 기념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2024.06.07 /사진=월드옥타
한편 영산그룹은 연간 10만대 처리 능력을 갖춘 슬로바키아 공장 등 전 세계에 생산시설을 두고 반제품 차량 공급과 자동차 관련 물류사업을 앞세워 성장하고 있다.

기아차 오스트리아 법인장으로 근무하던 박 회장이 IMF 사태로 귀국해야 했을 때, 현지에 남기로 하면서 직원 1명과 무역회사를 차린 게 시작이었다. 국산 사탕 포장지를 우크라이나에 수출하는 일부터 시작해 무역업의 핵심인 '신뢰', '신용'을 쌓으며 성공한 무역인으로 성장해왔다. 최근에는 전기차 부품과 풍력발전기 장비 분야도 진출해 사업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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