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유보통합..영·유아학교 100곳에 최대 12시간 맡긴다

머니투데이 유효송 기자 2024.06.2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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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유보통합 시행계획 발표..교사 1명이 맡는 영유아 비율 줄이고 거점기관 운영

유보통합 주요 내용/그래픽=윤선정유보통합 주요 내용/그래픽=윤선정


정부가 올해부터 유치원(유아교육)과 어린이집(보육)의 통합(유보통합)을 추진하면서 최대 12시간까지 맞춤형 교육과 돌봄을 맡아줄 시범학교를 운영한다. 방학 중에는 유보통합 학급을 확대하고 맞벌이 가정 자녀가 아니더라도 참여할 수 있도록 신청 자격을 단계적으로 폐지한다. 내년부터는 휴일과 토요일 등 주6일 돌봄이 가능하도록 유보통합 거점기관을 설치한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4차 영유아교육·보육(유보)통합추진위원회' 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유보통합 실행계획안을 심의했다. 저출생 대응을 위해 유치원과 어린이집으로 나뉜 만 0~5세 영·유아교육과 보육을 통합하겠다는 취지에 따른 것이다.



교육부는 교육돌봄의 질을 높이기 위한 '5대 상향 평준화 과제'를 마련하고 올 하반기부터 시범적으로 선보일 영·유아학교(가칭)에서 이를 구현한다. 일단 올해 100곳으로 시작해 매년 1000곳씩 추가 지정하는 방식으로 2027년에는 총 3100곳의 학교에서 유보통합 모델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전국 어린이집과 유치원(3만8000여곳)의 10% 정도 수준이다. 우선 이들 영·유아학교를 내세워 단계적으로 유보통합 모델을 확산해 나간다는게 교육부의 목표다.

교육부는 영·유아학교 이용시간과 일수를 기본운영시간 8시간과 돌봄 4시간으로 재편해 희망하는 경우 하루 12시간까지 아이들을 맡길 수 있게 보장한다. 현재 유치원과 어린이집은 통상 오전 9시에 등원하지만 하원 시간은 다르다. 유치원은 정규 교육과정이 오후 1~2시면 끝나고, 희망 원아를 대상으로 방과 후 수업과 돌봄 등을 운영한다. 어린이집은 오후 4시까지 7시간의 기본 운영을 한 뒤 연장보육을 진행하는 기관도 있다.



정부는 이를 통합해 기본운영시간(8시간)을 정하고, 부모들의 출퇴근 시간인 오전 7시30분부터 기본수업시간 전까지, 오후 5시~7시30분까지 돌봄시간(4시간)을 제공할 방침이다. 공립유치원의 경우 방학 중 연장과정(현 방과후과정)을 시행하고, 원하는 원아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 내년부터는 맞벌이와 자영업자 등을 고려해 휴일과 토요일에도 돌봄이 가능한 거점기관을 시범적으로 운영한다.

특히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교육 및 보육 질 개선을 위해 교사 1명이 맡는 영유아 비율을 줄여 나간다. 어린이집 0세반의 경우 현재 교사 1명이 영아 3명을 맡고 있는데, 이를 2명으로 줄인다. 3~5세반은 현행 평균 1대12(교사 1명당 영아 12명)에서 1대8(교사 1명당 영아 8명)로 낮춘다. 향후 통합기관에서는 교사 배치기준을 교사 대 영유아 비율로 일원화하고, 시·도교육청은 교육부가 권고하는 범위 내에서 비율을 결정하게 된다.

앞서 예고한대로 윤석열 정부는 임기 내인 오는 2027년까지 유치원과 어린이집 학부모들이 부담금 없이 자녀를 맡길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만 3~5세 무상화를 추진한다. 내년 만 5세를 시작으로 임기 내 3~4세까지 지원을 확대한다. 이미 무상인 공립유치원은 방과후 과정비 지원을 늘린다. 사립유치원은 표준유아교육비, 어린이집은 표준보육비와 기타 필요경비를 합한 수준을 무상화 목표로 잡았다. 표준 보육·유아교육비는 개념이 명확하지 않으나 통상 '영·유아 1명을 보육하거나 교육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기준 비용'을 의미한다. 지금도 매월 한명당 유치원에 유아학비 28만원(사립)과 방과후 과정비 7만원, 어린이집에 보육료 35만원이 각각 지급되고 있다.


정부는 아울러 교육·보육 전문가로서 역량을 함양할 수 있도록 교사 연수 시간을 연 13시간에서 2027년까지 연 60시간으로 확대하고, 맞춤형 연수를 실시한다. 또 영아에서 유아로, 유아에서 초등학생으로 자연스럽게 다음 단계를 밟아나갈 수 있도록 2세와 5세를 '이음연령'으로 지정한다. 2세는 놀이 중심 교육·체험을 통해 즐겁게 배울 수 있도록 하고, 3~5세 누리과정과의 연계성도 강화한다. 5세는 유아와 초등 교육과정 간 연계를 강화해 어휘력·읽기·쓰기에 관심 가지기와 시도하기 등 초기문해력과 사회정서·생애학습·자기조절·신체운동 등 기초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집중적으로 지원한다.

이밖에 영유아도 전문적인 정서·심리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정서·심리 지원을 강화한다. 이와 별도로 어린이집 장애영유아를 특수교육대상자로 선정해 순회·특수교육 관련 서비스를 점진적으로 확대한다. 유치원 특수학급은 매년 80학급, 장애아전문·통합어린이집은 매년 80곳을 신설하는 등 특수교육기관 기반(인프라)도 확충한다.

이 부총리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며 "저출생 시대에 태어난 우리의 소중한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고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시·도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뿐만 아니라, 유아교육계와 보육계도 적극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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