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타방](https://thumb.mt.co.kr/06/2024/06/2024062710507230410_1.jpg/dims/optimize/)
그리고 무엇보다 여성 서사에 강점을 보인다. 그가 작가로서 본격적으로 ‘머리를 올린’ 작품 2015년작 JTBC ‘사랑한다 은동아’를 시작으로, 2017년작 JTBC ‘힘쎈 여자 도봉순’, 같은 해 나온 JTBC ‘품위있는 그녀’, 2021년작 tvN ‘마인’, 지난해 나온 JTBC ‘힘쎈여자 강남순’ 등 작품들은 한 여성의 일대기를 다룬 서사시와 같았다.
또한 백 작가는 사회적 약자로 그려지던 여성에서 더 깊이 들어가 성적 소수자, 노인 등의 입지를 적극적으로 다루고, 슈퍼 유전자, 냉동인간, 영혼교환 등 판타지적 요소 그리고 코미디와 액션, 불륜, 치정, 휴먼 장르 등 온갖 장르를 다 가리지 않고 구성하기로 유명하다.
![사진=티빙](https://thumb.mt.co.kr/06/2024/06/2024062710507230410_2.jpg/dims/optimize/)
크리에이터는 한국 드라마 시장에서 여러 범용성을 갖고 쓰인다. ‘창작자’라는 곧이 곧 대로의 표현도 있지만, 보통 크리에이터는 감독이나 작가와 달리 직접 작품에 개입하지는 않고 기획이나 섭외, 투자 유치 등 여러 위치에서 상황을 봐주는 사람을 통칭해 쓰인다. 그렇다고 예산을 갖고 움직이는 기획자와도 입지가 다르다. 이미 김순옥 작가가 ‘판도라:조작된 낙원’에서 크리에이터를 맡았고 강은경(부부의 세계), 박연선(검사내전), 정현정(첫사랑은 처음이라서), 박재범(저녁 같이 드실래요?) 등 스타작가들이 같은 입지로 소개됐다.
이 시각 인기 뉴스
크리에이터로서 백미경 작가의 역할은 아마 감독과 작가의 발굴에 있었던 것 같다. ‘나대신꿈’의 대본을 쓴 유자 작가는 백 작가의 밑에서 5년 정도 드라마 대본을 수련한 보조작가 출신이고, 연출자는 ‘코미디빅리그’와 ‘SNL 코리아’ 시리즈를 만든 경력이 있는 tvN 예능국 출신 김민경PD다. 두 사람은 백 작가의 추천 또는 기획으로 각각 드라마에 투입됐고 티빙의 편성도 따냈다.
공개된 ‘나대신꿈’ 역시 유자 작가의 필치나 김민경PD의 연출에서 백 작가의 아우라를 느낄 수 있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돌아가신 아버지에게는 물려받은 것이 빚밖에 없는 주인공 신재림(표예진)이 자신의 입지를 바꾸기 위해 부자들의 사교모임 ‘청담헤븐’에 취직하고 이 과정에서 청담헤븐의 주인인 문차민(이준영)과 티격태격하며 사랑의 감정을 쌓는 상황을 다룬다.
![사진=티빙](https://thumb.mt.co.kr/06/2024/06/2024062710507230410_3.jpg/dims/optimize/)
여기에 표예진, 이준영이라는 두 주인공 말고도 백 작가가 ‘차세대 문짝남친’의 대열에 포함시킨 백도홍 역 김현진과 문차민의 ‘포악한’ 정혼녀 반단아 역 송지우 등의 모습은 유망주의 발굴에 가깝다. 계모와 그의 자식이지만 살가운 모습도 가진 재림이네 새엄마 황소라(백주희), 강수진(김채은), 강화진(송주은)의 모습도 이채로우면서도 익숙하다.
하지만 드라마는 새로운 술이 있다면, 좀 더 새로운 부대에 담는 것이 조금 더 어울리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전형적인 결말을 향해 달린다. 초반에 강인하고, 괴팍한 남녀 주인공의 모습이 있었다면 이들이 초반에는 아웅다웅 싸우다가 조금씩 정이 드는 모습. 그리고 서브 주인공이라 일컫는 이들이 어김없이 각각의 주인공들을 품으면서 사각관계를 형성하는 모습. 주인공에게 감춰졌던 인간적인 고뇌나 아픔이 드러나면서 조금 더 깊은 이해를 돕는 모습은 미안하지만, 드라마의 초반처럼 발칙하지는 않다.
![사진=티빙](https://thumb.mt.co.kr/06/2024/06/2024062710507230410_4.jpg/dims/optimize/)
아직 결말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러한 판단은 섣부를 수도 있으나 전개의 과정에서도 새로움을 담보하지 않는다면 결말의 새로움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백미경 작가의 독특한 캐릭터와 세계관 그리고 그에 걸맞은 대중성. ‘나대신꿈’은 이 모든 것을 안고 태어난, 이를테면 자녀는 아니고 조카 같은 느낌의 작품이지만 그 기대만큼의 아쉬움도 품고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