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리팬스' 진출한 박재범, 선정적과 신선함 사이

머니투데이 이덕행 기자 ize 기자 2024.06.26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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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재범 온리팬스/사진=박재범 온리팬스


박재범이 또 한 번의 파격 행보를 선보였다. 자신의 신곡 홍보를 위해 '온리팬스'라는 플랫폼에 진출한 것이다. 박재범의 새로운 시도에 '신선하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선정적'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다. 과연, 온리팬스가 어떤 플랫폼이기에 이렇게 반응이 나뉘는 걸까.

2016년 설립된 온리팬스는 구독자들의 자금을 받고 크리에이터들이 유료 콘텐츠를 제공하는 정기 구독형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이다. 처음에는 피트니스 정보, 아마추어 음악가들도 활동하던 건전한(?) 플랫폼이었다.



/사진=박재범 온리팬스/사진=박재범 온리팬스
그러나 콘텐츠 생산자와 소비자를 모두 성인으로 제한하고, 윤리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되지 않는 콘텐츠가 아닌 이상 검열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성인물 콘텐츠의 비중이 매우 높아졌다. 사실상 현재는 거의 대부분의 콘텐츠가 성인물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다.



온리팬스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이러한 이미지를 벗겨내기 위해 한때 성인물을 퇴출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했지만, 이용자들의 이탈 가능성이 높아지자 이 정책을 철회하기도 했다. 현재는 온리팬스는 약 300만 명이 넘는 크리에이터와 2억 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지난 24일 계정을 개설한 박재범은 가격을 무료로 설정해 누구나 자신의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게 열어뒀다. 앨범 홍보라는 본래의 목적을 고려하면 당연한 수순이다.

그가 올린 콘텐츠는 상의를 탈의한 채 여성의 속옷을 신체에 올리고 찍은 사진이나 땀을 흘린 채 카메라를 바라보며 말하는 영상, 춤을 추는 영상 등이었다. 보통 사람들이 떠올리는 성인물과는 거리가 멀지만, 박재범의 섹시함을 강조하는 데는 부족함이 없었다.


/사진=박재범 온리팬스/사진=박재범 온리팬스
문제가 된 지점은 역시 온리팬스가 사실상 성인용 콘텐츠를 주로 다루는 플랫폼이라는 점. 박재범의 콘텐츠를 성인물이라고 정의할 수는 없지만, 사실상 성인 플랫폼인 온리팬스를 통해 자신의 음악을 홍보하는 방식 자체가 국내 정서와는 맞지 않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특히 이번 일을 계기로 알려지지 않았던 온리팬스가 오히려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온리팬스는 여타 플랫폼과 마찬가지로 자유로운 콘텐츠 제작을 표방하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성 착취 피해 사례가 많이 등장하고 있다. 박재범이 홍보 과정에서 섹시한 이미지를 강조할 수는 있지만 그 플랫폼이 온리팬스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사진=박재범 온리팬스/사진=박재범 온리팬스
반면, 박재범의 행보를 지지하는 목소리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성인물 콘텐츠가 대부분이지만, 성인물만 다루는 플랫폼은 아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는 것이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점이다. 지난 3월 존 시나가 자신이 출연한 영화를 홍보하기 위해 온리팬스를 활용했다는 유사한 사례도 등장했다.

박재범 역시 장기적으로 온리팬스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신곡 홍보를 위해 일회성으로 계정을 개설했다. 해외 이용자도 많은 온리팬스의 특성과 박재범이 그동안 보여준 음악적 색깔을 고려하면 온리팬스를 영리하게 이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충분히 일리가 있다.

2024년에 접어들며 새로운 프로젝트 'Jay Park Season'을 시작한 박재범은 지금까지 총 두 번의 싱글을 발매했다. 다만, 다른 분야로의 확장을 꾀했던 탓에 아티스트로서의 존재감이 옅어졌기 때문인지 혹은 다른 이유에서인지 알 수는 없지만, 만족할 만큼의 성적이나 관심을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이런 관점에서 박재범의 온리팬스 진출은 '신곡 홍보'라는 본디 목적 자체를 달성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분명한 리스크도 노출했다. 결과로 모든 것을 합리화해서는 안 되지만, 이러한 리스크를 이겨낼 수 있는 결과가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신선함과 선정성 사이에 위태롭게 서 있는 박재범이 어떤 노래로 돌아올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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