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지옥주택조합' 개선 속도 낸다…국토부에 관련 법 개정 건의

머니투데이 김효정 기자 2024.06.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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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홍효식 /사진=홍효식


최근 '지옥주택조합'이라는 지역주택조합의 오명을 벗기겠다고 팔을 걷어붙인 서울시가 사업 관리에 가속을 붙이는 데 필요한 제도 개선에 나섰다.

서울시는 조합원 납입금에만 의존하는 지역주택조합의 사업비용 구조를 개선하고 조합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국토교통부에 지역주택조합 관련 법 개정 및 신설을 건의했다고 27일 밝혔다. 앞서 서울시는 공사비 증가·고금리 등으로 정비사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불투명한 조합 운영, 사업 지연 등으로 지지부진한 지역주택조합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서울형 지역주택조합 관리방안'에 들어간다고 밝힌 바 있다.



건의 내용은 △조합설립인가 토지 소유권 요건 상향 및 토지등소유자 비율 도입 △일정비율 토지 담보대출 불가 도입 △사업지 내 토지등소유자 분양권 부여 도입 △조합임원 결격사유에 주택법 위반 처벌 추가 △업무대행자, 신탁업자의 역할 및 책임 강화 등이다.

시는 우선 많은 지역주택조합 사업지에서 사업비용을 용역비, 홍보비 등에 사용하고 실제 사업에 필수적인 토지 매입은 하지 않는 사례를 막기 위해 조합설립인가 시 '토지소유권 확보 요건'을 상향할 것을 건의했다. 일정 비율의 토지를 확보한 경우에만 조합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사업추진 요건 확보를 위한 지주조합원 비율 신설, 사업중단 시 매입 토지 중 일정 부분 담보대출 금지 조항 신설도 포함했다. 사업이 중단될 경우 조합이 매입한 토지가 많을 수록 조합원이 납입한 비용 일부라도 보전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 조합원 자격이 없는 토지 등 소유자도 분양받을 수 있는 요건을 신설하고 모집 신고, 조합설립인가시 시·도지사가 지주 조합원 비율을 정할 수 있도록 위임해줄 것을 건의했다. 현재 지역주택조합은 세대주를 포함한 세대원 전원이 무주택이거나 1명에 한해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을 1채 소유한 세대주만 조합원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조합원이 될 수 없는 토지 등 소유자의 반대로 토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왕왕 있었다.

지역주택조합은 임원이 적극적으로 의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 조합 임원 결격사유 개정도 요청했다. 현행법상 지역주택조합은 정비사업과 달리 조합 임원이 '주택법'에서 정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처벌되더라도 임원 자격은 유지된다. 반면 정비사업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을 위반해 벌금 100만원 이상 형을 선고받은 경우 10년 동안 조합 임원이 될 수 없다.

지역주택조합 업무대행자와 신탁업자가 주택법령 및 계약 내용에 따라 업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사업 전반에 대한 사항을 더 구체적으로 기재하고 조합 회계감사에 관한 사항을 강화할 것도 건의했다. 업무대행자가 조합원 모집뿐 아니라 사업성 검토에서 사업계획승인에 이르는 사업 전반을 충실히 대행하고 신탁업자는 조합이나 업무대행자의 지급요청이 적절한지에 대한 여부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기 위해서다.


한병용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지난달 발표한 지역주택조합 관리방안을 토대로 자체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사항은 추진력 있게 시행하는 한편 법 개정 건의 등 노력도 함께 이어나갈 것"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사업지 조합원의 부담과 피해가 더 늘지 않도록 장애가 되는 요인을 해소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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