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클 만든 사랑의 매?…손웅정, '손흥민 학대'로 신고당한 적도

머니투데이 전형주 기자 2024.06.26 14:32
글자크기
축구선수 손흥민(31)의 부친 손웅정(62) SON축구아카데미 감독이 아동학대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그는 훈련을 못 따라오고 뒤처지는 원생에게 욕설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수오서축구선수 손흥민(31)의 부친 손웅정(62) SON축구아카데미 감독이 아동학대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그는 훈련을 못 따라오고 뒤처지는 원생에게 욕설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수오서


"저는 흥민이를 많이 팼어요"

축구선수 손흥민(31)의 부친 손웅정(62) SON축구아카데미 감독이 아동학대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그는 훈련을 못 따라오고 뒤처지는 원생에게 욕설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 감독의 '남다른' 교육법은 매스컴을 통해 익히 알려져 있다. 혹독하다고도 할 만큼 엄하고 가혹하게 제자를 몰아붙인다. 나태해 보이는 제자에게는 욕설도 서슴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그는 SON축구아카데미를 찾는 모든 학부모에게 "제 자식을 가르쳤던 방법 그대로 아이를 지도하겠다"며 미리 양해를 구하기도 한다.



손웅정 "체벌, 필요한 경우 있다"
/사진=뉴스1/사진=뉴스1
손 감독의 아들 손흥민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지역 사회에서는 손 감독이 '의붓아버지'라는 소문이 돌 만큼 훈련은 냉혹했다. 훈련을 지켜본 한 시민이 경찰에 신고해 손 감독이 조사받은 적도 있다.



손 감독은 2022년 12월 방송된 tvN '유퀴즈 온 더 블록'에서 "흥민이가 초3부터 중3까지 매일 6시간씩 기본기 훈련만 했다. 이걸 보고 누가 경찰에 신고했다. 너무 혹독하게 하니까 그런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하루도 안 걸렀다. 추석, 설에도 안 쉬었다. 가장 중요한 건 얘 행복인데, 행복하려면 축구를 잘해야 한다. 단순하게 그것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체벌도 많았다. 손 감독은 2020년 6월 인터뷰에서는 "저는 흥민이를 많이 팼다. 그래도 흥민이는 힘들어하는 기색 한번 없이 축구하는 걸 정말 좋아했다"고 말했다.


그는 2021년 발간한 저서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에서도 자신만의 확고한 교육 철학을 드러냈다. 어쩌면 가혹할 수 있는 훈련이었지만, 자신이 몸소 함께 뛰면서 손흥민의 마음을 다잡았다고 했다.

손 감독은 "부모라면 배고픔, 불편함을 견딜 줄 알아야 한다. 그 모든 것을 아이들은 보고 배운다"며 "손흥민을 '강자'로 키우려고 노력했다. 강하다는 건 돈이 많고 힘이 센 게 아니다. 남에게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인생을 주도적으로 살아 나간다면 그게 강한 것"이라고 말했다.

체벌에 대해서는 "성서를 보면 '아이의 마음속에 어리석음이 자리 잡고 있다'는 구절이 나온다. 유대인들은 아직도 아버지가 자식을 체벌한다. 체벌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아이에게 '안 되는 건 안 되는 것'이라고 정해줘야 한다. 그리고 그에 대해서는 끝까지 타협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혼을 내더라도 반드시 사후 수습을 해야 한다. 감정에 휘둘려 혼을 내거나 인격을 훼손하지 않는 것. 어찌 보면 당연한 것들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흥민 "지금의 날 만든 건 사랑의 매"
 /사진=(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사진=(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손흥민은 자신을 만든 게 손 감독의 '사랑의 매'였다고 말한다.

그는 프로 2년차였던 2011년 인터뷰에서 손 감독에 대해 "어렸을 때 엄청 많이 맞았다. 아버지가 지금 와서 미안하다고 할 정도로 많이 맞았다"며 "그때는 참 야속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다르다"고 떠올렸다.

이어 "그건 똑같은 실수를 반복시키지 않기 위한 사랑의 매였다. 아빠가 없었으면 이 자리에 저는 없었다. 아빠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손흥민은 손 감독의 저서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에서도 "나의 축구는 온전히 아버지의 작품"이라고 말했다.

BBC도 "징벌적 연습" 지적
/사진=뉴스1/사진=뉴스1
손 감독의 교육법에 대한 여론은 엇갈린다.

BBC 스포츠는 2019년 손 감독을 다룬 기사에서 "손 감독은 과거 손흥민에게 몇 시간이나 공을 바닥에 떨어뜨리지 않는 징벌적 연습을 시켰다. 더 혹독한 징벌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손흥민이 이를 부모의 사랑으로 받아들이고 자신의 경험으로 승화시켰다"며 "그 결과 손흥민은 어느 록스타보다 더 열광적인 한국 팬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손 감독과 SON축구아카데미 A코치와 B코치 등 3명은 3월19일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당했다.

이들은 같은 달 진행된 전지훈련에서 원생 C군 등에게 체벌과 욕설을 한 혐의를 받는다. A코치는 C군의 허벅지를 코너플래그(경기장 모퉁이에 세우는 깃발)로 때려 전치 2주 부상을 입혔으며, B코치는 일부 선수의 엉덩이와 종아리, 머리를 때리거나 구레나룻을 잡아당긴 혐의를 받는다. 손 감독은 훈련을 잘 못하는 원생을 상대로 욕설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을 수사한 강원경찰청은 이들을 지난 4월 검찰에 송치했다.

이에 대해 손 감독은 SON축구아카데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마음의 상처를 받은 아이와 그 가족께 깊은 사과의 뜻을 전한다"면서도 "고소인의 주장은 진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 제 모든 것을 걸고 맹세컨대 아카데미 지도자들의 행동에 있어서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전제되지 않은 언행과 행동은 결코 없었다"고 해명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