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산 바이오 기술수출은 이달에만 3건(지놈앤컴퍼니, 아이엠바이오로직스, 에이프릴바이오)의 계약이 성사되며 상반기 누적 7건을 달성했다. 규모를 비공개한 계약을 제외한 전체 규모는 약 4조6570억원이다.
6월엔 3일 지놈앤컴퍼니 (3,750원 ▲10 +0.27%)가 항암 항체-약물접합체(ADC)용 항체를 스위스 디바이오팜에 이전(약 5920억원) 한 것을 시작으로 17일 아이엠바이오로직스가 HK이노엔 (48,650원 ▼800 -1.62%), 와이바이오로직스 (10,380원 ▼420 -3.89%)와 공동 개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후보 'IMB-101'을 약 1조3100억원 규모로 미국 내비게이터 메디신에 수출했다. 가장 최근인 20일에는 에이프릴바이오 (22,550원 ▼450 -1.96%)가 미국 에보뮨과 자가염증질환 치료제 후보 'APB-R3' 이전 계약(약 6600억원)을 성사시켰다.
국산 기술수출은 지난 2020년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14건, 10조1000억원)한 뒤 이듬해 13조3000억원(30건)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2022년 6조6000억원(18건), 지난해 7조9000억원(20건)으로 2년 연속 10조원을 밑돌았다. 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와 고금리 기조에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가 소극적으로 돌아섰다며 위안 삼았지만, 차세대 기술 분야 관련 투자는 오히려 늘어나며 이를 무색하게 했다.
실제로 항암 분야 차세대 모달리티로 주목받는 ADC의 경우 2022년 20억달러(약 2조8000억원) 수준에 불과했던 전체 기술수출 규모가 지난해 100억달러(약 13조9000억원)를 넘어섰다. 특히 화이자와 애비브, J&J, 일라이 릴리 등은 각 사별로 수십 조원을 투자해 ADC 기술 보유 기업을 인수하는 적극적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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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기술수출이 최근 규모와 건수 측면에서 눈에 띄는 성장을 거뒀지만, 일보 전진하기 위해선 단순 계약 성사에 의미를 둘 시기는 지났다는 평가다. 때문에 직접적인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차별성이나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에 결여된 기술을 위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분석이 뒤따른다.
올 하반기 미국 허가에 도전 중인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후보 '레이저티닙'과 MSD '키트루다' 제형 변경 파트너인 알테오젠이 좋은 사례다. 레이저티닙은 우월한 효과를 바탕으로 얀센 항암제의 병용 물질, 알테오젠 제형 변경기술은 글로벌 1위 판매 의약품의 제형 변경 파트너로 낙점받아 하반기 상업화 단계 성과 도출을 앞두고 있다.
우정규 유안타인베스트먼트 이사는 "최근 국산 기술수출 단위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는데 결국 선순환 구조를 위해선 계속해서 좋은 딜(계약)이 축적돼야 한다"며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선례들이 쌓이다 보면 국내에서도 상위 제약사들이 규모 있는 M&A도 하고, 외형을 키우다 보면 글로벌 20위권에 진입할 수 있는 회사도 나올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