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10만 달러 대체외인의 '스위퍼', 데뷔전에 6이닝 7K 임팩트... 대전에도 예수 강림하나

스타뉴스 안호근 기자 2024.06.26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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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대체 외국인 투수 라이언 와이스가 25일 두산전에서 투구를 펼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한화 대체 외국인 투수 라이언 와이스가 25일 두산전에서 투구를 펼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리카르도 산체스(27)가 부상으로 빠진 뒤 한화 이글스는 이틀 만에 대체 외국인 선수를 발표했다. 왜 그렇게 빠른 결정이 가능했는지 라이언 와이스(28)는 단번에 증명해냈다.

와이스는 2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98구를 던져 4피안타 2볼넷 7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산체스의 팔꿈치 부상 이탈로 지난 17일 한화와 계약 기간 6주에 총액 10만 달러(약 1억 3900만원)에 사인한 와이스가 완벽투로 김경문 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첫 타자 헨리 라모스에게 볼넷을 내주며 시작했지만 양의지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2사 1,3루 위기에서도 결국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한화 와이스가 4회초 이유찬을 삼진으로 잡아낸 포심 패스트볼의 궤적. 역회전성으로 안쪽으로 말려들어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영상=티빙(TVING) 제공한화 와이스가 4회초 이유찬을 삼진으로 잡아낸 포심 패스트볼의 궤적. 역회전성으로 안쪽으로 말려들어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영상=티빙(TVING) 제공
이후 6회까지 최고 시속 153㎞ 직구와 낙차 큰 커브, 130㎞ 초반 스위퍼로 두산 타자들을 제압했다. 5회까지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고도 좀처럼 흔들리지 않았다. 투구수가 불어난 6회에도 두산의 거포 듀오 김재환과 양석환에게 연속 삼진아웃을 잡아내는 등 전혀 힘이 빠지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한화는 펠릭스 페냐를 하이메 바리아로 교체할 때와 달리 와이스의 투구와 산체스의 몸 상태 회복을 동시에 지켜보며 6주 고민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

올 시즌부터 KBO리그에는 6주 이상 치료가 필요한 외국인 선수가 재활 선수 명단에 복귀할 때까지 교체 횟수를 사용하지 않고 임시로 대체할 외국인 선수와 계약해 경기에 바로 투입할 수 있게 하는 규정이 신설됐다. 재활 선수 명단에 등록된 외국인 선수는 최소 6주가 지나야 리그에 복귀할 수 있다. 기존 외국인 선수가 복귀할 시 대체 외국인 선수는 다른 외국인 선수로 교체하거나, 웨이버로 계약을 해지해야 한다.


산체스가 올 시즌 11경기에서 2승 3패 평균자책점(ERA) 4.22로 아쉬움이 남는 투구를 펼치긴 했으나 여전히 한화는 기대감을 안고 있다. 앞서 손혁 단장은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6주 정도 있으면 산체스도 확실히 회복을 할 수 있다. 부상 때 한 두 경기가 좋지 않았는데 시즌 초반에 던졌던 퍼포먼스에 대한 기대감이 아직 있다"고 말했다.

6회초 양석환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와이스의 스위퍼. /영상=티빙(TVING) 제공6회초 양석환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와이스의 스위퍼. /영상=티빙(TVING) 제공
다만 와이스가 이날 같은 투구를 꾸준히 보여준다면 고민의 시간이 길어지지 않을 수 있다. 구석구석에 제구되는 강력한 직구 만큼이나 놀라웠던 건 스위퍼였다. 지난해 20승과 함께 투수 트리플크라운, 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하고 메이저리그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에릭 페디(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주무기였던 스위퍼는 슬라이더 계열의 공으로 홈플레이트 부근에서 횡으로 급격히 휘어져나가는 공이다. 현재까지 올 시즌 최고 외인 투수로 평가받는 KIA 타이거즈 제임스 네일의 주무기도 바로 스위퍼다.

6회초 양석환에게 던진 스위퍼는 감탄을 자아냈다.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린 양석환으로서 도저히 속지 않을 수 없는 공이었다.

느린 속도로 큰 낙차로 떨어지는 커브로 타이밍을 빼앗고 193㎝의 큰 신장에서 뿜어내는 강력한 포심 패스트볼은 마치 투심처럼 역회전성의 움직임을 그리기도 했다. 이 공에 4회초 이유찬이 꼼짝 없이 루킹 삼진을 당했다. 여기에 정확한 컨택트를 어렵게 만드는 위력적인 스위퍼와 체인지업까지 섞는 패턴에 두산 타자들의 방망이는 연신 허공을 갈랐다.

KBO리그에는 '예수'라는 별명을 가진 외국인 투수들이 있다. 장발의 머리에 홈구장에서 유독 힘을 내는 투수들에게 붙는 수식어다. '사직 예수' 애런 윌커슨(롯데)과 이날 8회까지 퍼펙트 투구를 펼치고 1피안타 무사사구 완봉승을 거둔 '잠실 예수' 케이시 켈리(LG)가 그들이다. 이날 같은 투구를 이어간다면 와이스 또한 '대전 예수'라는 애칭과 함께 올 시즌 내내 한화 팬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와이스(가운데)가 승리 후 김경문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와이스(가운데)가 승리 후 김경문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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