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의 전기용융로(ESF) 시험설비에서 쇳물이 출선되고 있는 모습./사진=포스코
'하이렉스'로 그린 철강 리딩1491도. 지난 24일 찾은 포항제철소 파이넥스(FINEX) 3공장에서 나오고 있는 용선(고로에서 생산된 저탄소 쇳물)의 온도였다. 30도를 웃도는 여름 날씨에 쇳물의 열기까지 더해져 공장 안은 찜통을 방불케 했다. 세차게 흘러나오는 쇳물은 이따금씩 붉은색 불꽃처럼 사방팔방으로 튀었다.
파이넥스의 '열기'는 하이렉스(HyREX)로 이어진다. 하이렉스는 포스코가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인 수소환원제철 기술로, 파이넥스 유동환원로를 기반으로 한다. 윤영식 하이렉스추진반 부장은 "100% 수소를 주입해 4단계의 유동환원로를 거치는 동안 90% 수준의 환원이 이뤄질 것"이라며 "나머지 10%는 ESF(전기용융로)에서 환원되는 구조"라고 말했다. 철강 1톤을 생산할 때마다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2톤이 넘는데, 이를 90% 감축할 수 있다는 평가다.
포항제철소 3FINEX(파이넥스) 공장 전경. /사진=포스코
천시열 포항제철소장은 "그린 철강 기술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이 나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이렉스가 성공하면 포스코가 세계 철강 산업을 리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산화탄소를 없앤 신(新) 철기시대에서 우리가 앞장 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배터리 소재 풀밸류체인 '올인'800~900도. 지난 25일 찾은 포스코퓨처엠 광양사업장에서 양극재가 소성되는 온도다. 장인화 회장이 지난 3월 취임 이후 철강과 함께 '쌍두마차'로 지목한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상징하는 이곳 역시 공장 문을 여는 순간 후끈한 열기가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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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전구체 등 원료들은 55m 길이의 소성로를 22시간 동안 지나고, 후처리 과정을 거친 다음, 검은색 양극재로 만들어진다. 성인 손바닥 두 개 정도 들어갈 수 있는 틀들에 담긴 양극재들이 쉼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이 공장의 양극재 생산능력은 연 9만톤으로, 세계 최대 규모다.
포스코퓨처엠 광양 양극재 공장 직원이 공장 내 소성로에서 양극활물질 제조를 위한 고온 열처리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사진=포스코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사업장에서는 리튬 원료 1만5000톤이 산처럼 쌓여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1000도 정도에 구운 다음, 식혀주고, 불순물을 제거하면 이차전지의 기본 원료인 수산화리튬이 만들어진다. 포스코HY클린메탈 사업장에서는 폐배터리 블랙 매스로부터 리튬, 코발트, 니켈 등을 뽑아내는 과정이 한창이었다. 주요 금속 회수율은 90~99% 수준에 달한다.
방진철 포스코홀딩스 이차전지소재총괄 상무보는 "배터리 고객사 맞춤형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에 그룹의 전략을 집중하고 있다"며 "질적·양적 성장을 추구하면서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원료창고에 리튬광석 원료(스포듀민)가 적재되어있다./사진=포스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