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찾기 힘든 은행 영업점, 내달 25곳 또 닫는다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2024.06.26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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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국내 영업점 수 변화/그래픽=이지혜5대 은행, 국내 영업점 수 변화/그래픽=이지혜


최근 3년간 500여개 영업점을 폐쇄한 주요 은행이 다음달 25개를 추가로 닫는다.

온라인 영업 활성화와 비용 효율화를 위해 수도권 영업점도 과감히 줄인다. 은행 영업점 축소로 은행 접근성이 떨어지는 문제의 해결방안으로 '은행대리점제도'가 제시되지만 넘어야 할 산도 많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신한은행, NH농협은행 등은 다음달 총 25개 영업점(출장소 포함)을 폐쇄한다. 영업점 폐쇄규모가 가장 큰 우리은행은 수도권 20개, 부산 1개 총 21개 영업점(지점 19개, 출장소 2개)을 다음달 5일 영업을 종료하고 인근 영업점에 통합한다.



신한은행은 서울에서 지점 1개와 출장소 2개를 오는 7월15일 인근 영업점과 통합한다.

이와 함께 서울과 대전, 충남지역의 지점 5개를 같은 장소에 있는 기업금융센터와 통합해 금융센터로 운영한다. 이름만 바뀔 뿐 같은 장소에서 영업점이 운영돼 고객이 체감하는 변화는 없을 예정이다.



NH농협은행은 점포폐쇄와 신설을 함께 진행한다. 다음달 20일 전북 전주시 태평동지점의 문을 닫고 근처에 전주완주시군부지부가 신설된다.

2020년말 4425개던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영업점수는 지난해 3927개로 3년 만에 500여개가 사라졌다. 올 1분기에만 5대 은행에서 12개가 문을 닫았다. 하나은행만 지난해 7월 이후 영업점 통폐합이 없다. 은행권이 영업점을 닫는 것은 유지관리비용을 줄이고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은행 영업점의 주요 업무인 예금과 대출이 주로 비대면으로 이뤄지면서 영업점 운영의 필요성이 떨어졌다. 지방은 인구감소 등의 영향으로 이용자가 큰 폭으로 줄었고 수도권은 운영비용 부담이 늘면서 영업점 폐쇄가 이어진다.


문을 닫은 영업점 건물을 매각하기도 한다. KB국민은행은 지방 8곳의 유휴부동산 매각작업을 진행 중이다. 8곳의 최저입찰금 규모가 총 289억원에 이른다. 은행 영업점 폐쇄가 이어지자 고령층을 중심으로 금융거래에서 소외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비대면보다 대면영업이 익숙하지만 근처 영업점이 문을 닫아 금융서비스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은행권 등에선 은행대리업제도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은행대리업은 은행으로부터 예금, 대출, 환전, 송금 등 은행업무를 위탁받아 대신하는 것을 뜻한다.

은행이 저비용으로 오프라인 영업채널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으로 꼽힌다. 일본같은 경우에는우체국이 대리점으로 활용된다.

지난해 금융위원회를 중심으로 진행된 '은행권 경영·영업관행·제도개선TF(태스크포스)'에서도 은행권 공동대리점 운영, 우체국 등에 대리점 허용 등을 검토했다.

지난달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모여 꾸린 '은행권 혁신을 위한 실무회의체'에도 주요 논의과제로 업무위탁과 은행대리점제도가 올라갔다. 지난 20일 열린 은행법학회의 정책세미나도 은행대리점 도입을 주제로 열렸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도 많다. 특히 최근 은행 영업점에서 발생한 금융사고 등을 봤을 때 은행대리점 도입 시 금융소비자 보호방안, 금융사고 발생시 책임소재의 문제 등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현재 국내 영업점 규모에서 은행대리점이 실질적으로 필요하냐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대리점 도입은 아직 논의 시작단계로 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또 "은행대리점 허용 자체는 간단해 보이지만 대리점에 대한 감독, 금융소비자 보호, 금융사고 책임문제 등 연관된 사항이 생각보다 많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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