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한 가능성과 불확정성을 동시에 갖춘 레드벨벳의 우주

머니투데이 이덕행 기자 ize 기자 2024.06.25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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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M/사진=SM


레드벨벳의 음악은 10주년을 맞은 2024년에도 변함없다. 자신들만의 음악으로 3세대 아이돌의 자존심을 지켜가고 있는 레드벨벳의 음악에서는 앞으로도 무한한 가능성이 느껴진다. 다만, 무한한 가능성과 별개로 불확실한 레드벨벳의 미래는 앞으로 이들의 음악을 계속해서 들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남기게 된다.

레드벨벳은 24일 새 앨범 'Cosmic'을 발매했다. 지난해 11월 발매한 정규 3집 'Chill Kill' 이후 7개월 만에 발매하는 새 앨범이다. 데뷔 10주년을 맞은 레드벨벳은 나를 빛나게 하는 소중한 가치, 관계, 존재들에 대한 다양한 스토리와 감정을 담아 이번 앨범을 만들었다. 'Cosmic'을 시작으로 'Sunflower', 'Last Drop', 'Love Arcade', 'Bubble', 'Night Drive'까지 총 6곡이 수록되어 있으며 타이틀곡은 'Cosmic'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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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smic'은 경쾌한 베이스 기타와 드럼 사운드를 중심으로 화려한 신스 스트링과 디스코 리듬이 더해져 다이내믹한 전개를 보여주는 팝 댄스 곡이다. 외딴 별이던 내게 불시착한 여행자 '너'와 운명처럼 만나 우주같이 무한한 사랑을 배우는 동화 같은 스토리를 그려냈다. 레드벨벳의 시원하고 환상적인 보컬 하모니가 터질 듯한 사랑과 낭만의 감정을 극대화했다.



영화 '미드소마'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뮤직비디오는 한여름의 축제가 시작된 행성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랑을 표현하는 레드벨벳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우주라는 공간을 단순히 어둠의 이미지로 보여주는 대신 레드벨벳 특유의 색감을 담아 밝으면서도 몽환적인 비주얼을 완성했다.

정규 앨범에 비해 트랙의 수는 적지만 이번에도 레드벨벳의 수록곡은 실망시키지 않았다. 동화처럼 순수한 사랑을 그린 'Sunflower'는 타이틀 곡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완성도와 레드벨벳만의 스타일을 녹여냈다. 베이스와 보컬의 하모니가 돋보이는 'Last Drop', 오락실을 연상시키는 효과음과 키보드 사운드가 특징인 'Love Arcade', 레드벨벳의 몽환적인 보컬이 드러난 'Bubble', 나른한 멜로디가 꿈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는 'Night Drive' 등의 수록곡 역시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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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록곡을 통해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Cosmic'이라는 앨범 타이틀에 맞춰 우주라는 큰 주제는 잃지 않았다. 우주를 유영하듯 전체적으로 몽환적인 사운드가 전개되는 가운데, 우주 안에서의 다양한 소재를 가사에 녹여내 앨범이 가지는 통일성을 유지했다.

2014년 8월 1일 데뷔한 레드벨벳은 올해 데뷔 10년차를 맞이했다. 선배 SM 걸그룹들의 음악적인 특징을 이어받은 레드벨벳은 이를 바탕으로 레드벨벳만의 독특한 음악적 색깔을 만들어냈다. 10년차인 2024년에도 자신들만의 음악색을 다시 한 번 보여준 레드벨벳은 앞으로도 다양한 음악 활동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또한 '코스믹'은 미국, 영국을 포함한 41개 지역에서 아이튠즈 1위를 차지하며 음악적인 지점뿐만 아니라 상업적인 부분 역시 여전히 건재함을 증명했다. 레드벨벳은 오는 8월 3~4일 서울 올림픽핸드볼경기장을 비롯해 방콕, 자카르타, 마닐라, 마카오 등에서 팬콘 아시아 투어를 통해 팬들의 성원에 보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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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벨벳은 어느덧 소녀시대를 넘어 SM에서 가장 많은 음반을 발매한 걸그룹이 됐다. 이번 앨범을 통해 레드벨벳이 보여줄 음악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보여줬다. 다만, 그 가능성이 실현될 수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멤버들의 거취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슬기와 아이린은 재계약을 체결했지만, 다른 멤버들의 재계약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

특히 조이의 경우 이번 '코스믹' 뮤직비디오와 관련, '우리 의견을 아예 들어주지 않고 수정된 부분이 하나도 없다'며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멤버들의 불만이 쌓이면 재계약은 난항을 겪기 마련이다. 회사에 대한 불만과 별개로 레드벨벳을 향한 의지는 변함이 없다고도 볼 수 있지만, 이 같은 불확실한 상황이 빨리 매듭지어지지 않는다면 지켜보는 팬들은 불안함에 떨 수밖에 없다.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팽창을 거듭해온 레드벨벳의 우주는 이러한 불확정성을 이겨내고 앞으로도 확장을 이어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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