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S(투어스), 우리의 만남은 계획대로 되고 있어 [뉴트랙 쿨리뷰]

머니투데이 한수진(칼럼니스트) ize 기자 2024.06.25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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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미니 2집 '서머 비트' 발매! 또 대박나나?

사진=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사진=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가수가 앨범을 준비하며 최우선으로 두는 계획은 노래의 흥행이다. 대다수의 가수는 자신의 노래가 많은 이에게 사랑 받기를 목표한다. 그런 차원에서 지난 1월 데뷔한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의 신인 보이그룹 TWS(투어스)는 첫 발부터 성공적으로 계획을 착수했다.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라는 데뷔곡 제목과는 반대되는, 각종 차트 정상을 섭렵하며 첫 작품부터 히트곡을 만든 것이다. 그리고 약 5개월 만에 신보를 내놓은 TWS는 두 번째 디스코그래피로도 뜻하는 계획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전작보다 탁월해진 노래의 계절감이 더욱 살에 와닿는 활기를 유발한다.

데뷔 앨범부터 청량 콘셉트를 앞세운 TWS는 신보에서도 궤를 같이 한다. 지난 24일 발매된 TWS의 미니 2집 ‘SUMMER BEAT!(서머 비트!)'는 앨범명처럼 여름 날씨에 더할 나위 없이 적합한 청량한 사운드가 수록곡 전반에 걸쳐 중첩됐다. ‘청량하다’라는 말의 풀이를 음악으로 고스란히 옮긴듯 파생되는 기운이 맑고 깨끗하다. 10대 멤버가 세 명인 TWS의 음악은 학교라는 배경으로 이야기 싹을 틔운다. 데뷔 앨범 ‘Sparkling Blue(스파클링 블루)’가 새 학기 첫 등교를 앞둔 청춘의 설렘과 막연함을 다뤘다면, ‘SUMMER BEAT!’는 친구와의 첫 만남 이후의 깊어진 관계를 이야기 한다. 팬들과 관계 진전을 실제로 겪고 있는 TWS가 가장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는 소재다. 청자 입장에서도 듣기 편하다.



사진=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사진=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신보 타이틀곡 ‘내가 S면 넌 나의 N이 되어줘’는 상대와의 다름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순간의 설렘을 포착한다. 가사는 짤막한 시적 운율을 취하기보다는 문장이 긴 편지처럼 쓰였다. ‘우리라는 말에 자석이 있는 걸까 내 맘이 자꾸 너에게 가려고 해’, ‘너와 나 표현이 서툴러 티격태격하고 토라지는 날이 온다해도 좋아’ 등 에두르지 않은 감정 표현으로 부드럽게 화법을 풀어낸다.



TWS가 타이틀곡으로 만들어가는 스토리텔링은 공통된 작사진을 통해 유기적으로 이어진다. 공교롭게 타이틀곡 글자수도 전작과 같다. ‘내가 S면 넌 나의 N이 되어줘’의 작사진은 WASURENAI, Jin Jeon, Glenn, 브라더수다.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 크레디트에도 이름을 올렸던 이들이다. 흥미로운 건 래퍼 김하온도 ‘내가 S면 넌 나의 N이 되어줘’ 작사진에 기재되어 있다는 점이다. 김하온은 TWS의 미니 1집 선공개곡 ‘Oh Mymy : 7s(오마마)’ 작사진 중 하나였다. 신보에서는 수록곡이 아닌 타이틀곡 작업에 함께하며 TWS의 음악관에 발을 더욱 깊숙하게 들였다. ‘명상래퍼’로 불렸던 김하온의 Mnet ‘고등래퍼2’ 시절을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그가 관여한 TWS의 청춘 이야기가 흥미로울 수밖에 없다.

사진=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사진=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내가 S면 넌 나의 N이 되어줘’ 멜로디 역시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와 사운드 운용이 같다. 신스 사운드를 기반으로 변주가 잦다. 펑키한 리듬에 발랄한 멜로디, 이어 더해 멤버들의 창법마저 담백하게 뽑아 청량함을 극대화했다. 이 곡이 오묘한 건 2세대 청순 계보 K-팝 걸그룹을 연상하게 한다는 점이다.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와 비슷한 바이브다. 오늘날 10대들이 들어도 사운드가 감각적으로 귀에 잘 감기지만 레트로한 무드가 절묘하게 얹어있다. 레트로의 올드한 느낌을 해소하는 건 나이어린 멤버들의 원천적인 에너지와 변칙적인 변주다.


학원물로 연출된 뮤직비디오는 곡이 지닌 감성과 상통한다. 여섯 멤버가 함께 웃고 뛰놀며 활기차게 춤추고 노래하는 모습 위주로 장면을 채웠다. 역동적인 단체 안무도 사이사이 곁들여 보는 재미를 더한다. 전작에 이어 TWS의 뮤직비디오 오브제가 된 물의 활용은 더욱 감각적으로 진화했다. 물이 지닌 투명한 기운을 멤버들이 편안하게 노는 장면과 퍼포먼스 전반에 아울러 청량함을 최대치로 끌어올린다.

사진=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사진=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SUMMER BEAT!’의 수록곡들은 타이틀곡과 마찬가지로 청량함을 기조로 일체감을 준다. 4번 트랙 ‘Double Take(더블 테이크)’를 제외하고 말이다. ‘Double Take’는 TWS의 의외의 면을 보여준다. 장르의 다양성을 살포시 열어두는 곡이기도 하다. 힙합 장르인 이 곡은 붐뱁으로 터프하게 사운드를 전개한다. 부드럽게 뻗어내던 멤버들의 창법도 이 곡에서만은 소리의 세기가 묵직하다. 이는 청량하고 발랄한 음악만 고집하지 않겠다는 은근한 의지로 비쳐진다. 그리고 이 곡을 통해 전작의 기시감도 덜어낸다. 영리하게 대중의 취향을 파고드는 TWS의 올해 여름은 자신들이 바라던 계획대로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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