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회장도 간 이곳, LG전자의 미래 먹거리…227조 시장 잡는다

머니투데이 오진영 기자 2024.06.26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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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 이지혜 디자인기자/그래픽 = 이지혜 디자인기자


LG전자가 스마트팩토리 기술 사업화에 속도를 낸다. 공장 자동화와 품질 향상 등 제조시설 구축 노하우를 외부에 판매해 새 수익모델 구축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구광모 LG 회장이나 조주완 LG전자 사장 등 주요 경영진도 스마트팩토리 기술 강화를 주문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생산기술 연구개발을 전담하는 조직인 LG 생산기술원(PRI)이 생산시스템 설계와 설비·공정 부문 역량 확보를 위해 인력 충원·연구개발(R&D) 등 총력을 집결하고 있다. 오는 30일까지 개발 및 운영 분야, 7월까지 마케팅 분야 경력직 채용도 진행 중이다.



LG전자 내부 사정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자체 자동화 공정 구축 경험을 토대로 해 외부에 판매할 수 있는 소프트·하드웨어를 마련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최근 미국 출장에서 테네시주에 있는 LG전자 스마트팩토리를 찾았다. LG전자 테네시 가전공장은 북미 가전업계에서 유일하게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표하는 '등대공장'으로 선정된 생산시설이다. 구 회장은 스마트팩토리 기술이 적용된 현지 생산라인을 둘러보며 로봇 자동화, 무인 물류 등 관련 기술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가 스마트팩토리 사업에 힘을 주는 것은 시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제조 효율을 개선할 수 있는 스마트팩토리 기술은 아시아·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아직 뚜렷한 선도 업체가 없기 때문에 고객사 확보도 쉽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은 글로벌 스마트팩토리 시장이 올해 139조원에서 2029년 227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LG전자의 체질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소프트웨어 중심의 사업이기 때문에 가전 등 제조에 비해 비용이 적게 들고, 판매 후에도 사후 관리(업그레이드)·컨설팅으로 지속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조주완 사장이 최근 구성원들에게 스마트팩토리 사업화에 속도를 낼 것을 주문한 것에도 B2B(기업간거래) 사업의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 담겼다.

LG전자는 아직 빅테크 고객사를 확보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나 전장 부품 업체와 생산시설 구축 지원 계약을 맺었지만, 글로벌 대기업과 스마트팩토리 관련 계약을 체결하지는 못했다. LG전자가 스마트팩토리 사업담당을 신설하고 고객사 확보에 뛰어든 것도 사업을 빠르게 확장하고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업계는 기술력에서 앞선 LG전자가 고객사를 지속 늘릴 것으로 내다본다. 생산시설 구축부터 유지, 사후관리까지 통합 서비스 역량을 갖춘 곳도 LG전자를 제외하면 매우 적다. 업계 관계자는 "잠재적 고객사들은 스마트팩토리가 투자한 만큼 이익이 날 것이라는 확신이 없는 상태"라며 "대형 수주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기술고도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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