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베 적당히 잡아, XXX야"… 배달하고 돌아오니 차에 적힌 '욕설'

머니투데이 이소은 기자 2024.06.24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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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세워둔 택배차에 누군가 욕설을 적어놓은 모습, /사진=보배드림잠시 세워둔 택배차에 누군가 욕설을 적어놓은 모습, /사진=보배드림


택배 배달 중 잠시 세워둔 택배차에 누군가 욕설을 적어놓고 갔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2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안산 택배 차량에 빨간 매직으로 욕설'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경기도 안산에서 택배 기사로 일한다는 A씨는 "차량 소음과 매연으로 주민분들에게 피해가 생길까 해서 전기차로 바꿨다. 브랜드 있는 아파트만 배송하기 때문에 민원에 최대한 신경 쓰고 친절하고 안전하게 배송하려 알아주지 않아도 나름대로 자부심을 가지며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가끔 핸드폰이나 귀중품들을 습득하면 관리실에 전달해 드리고 뿌듯해하고, 일터이니 즐겁게 일하는 평범한 택배 기사다. 코로나로 폐업했지만, 아이가 태어나면서 좋은 조건으로 택배를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어제 아침 아내가 울먹거리며 누가 차에 낙서했다고 말을 전하는데 솔직히 먼지 쌓인 트럭에 손으로 장난친 줄 알았다"고 했다.



하지만 트럭에 적힌 낙서에는 욕이 담겨 있었다. 누군가 빨간색 유성펜으로 '엘베 좀 적당히 잡아. 이 XXX야"라고 적어놓은 것.

A씨는 "저 혼자 봤다면 조용히 지웠을 거다. 속상해하는 저 대신 아내가 인터넷을 찾아가며 지웠나 보더라. 그런데 잘 안 지워진다고 속상해한다"고 전했다.

이어 "물건이 많아 한 번 가지고 올라가면 20~40개씩 가지고 엘리베이터를 탈 때도 많다. 주문량이 늘어서 최대한 문이 닫히기 전에 뛰어서 다시 타는데 땀에 온몸이 젖는다. 누가 타면 냄새라도 날까 봐 민망해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차 앞에 연락처 남겨서 불편하시면 전화하시는 분들이 가끔 계시는 데 전화 받고 내려가서 차량 이동을 하든지 죄송하다 사과를 드리는 편이다. 굳이 지워지지 않는 매직으로 욕설하시냐"며 하소연했다.

이어 "주민분께 화가 나서 그러는 게 아니고 열심히 고생하시는 택배 종사자님들께 조금만 친절하게 대해달라. 고객님의 소중한 물건 소중하게 잘 전달하기까지 밤낮 고생하시는 분들의 땀과 열정이 헛되지 않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끝으로 "사건 접수는 했지만 어떠한 기대도 하지 않는다. 항상 밝게 인사해 주고 문 앞에 음료수와 각종 간식으로 응원해 주시는 모든 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항상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사연을 본 누리꾼은 "본인들이 주문한 거다. 그럴 거면 택배 1층에서 찾든가" "날도 더운데 진짜 고생 많으시다" "저거 쓴 사람은 택배도 안 시키나. 택배시키지 말든가" "기다리는 게 짜증은 나겠지만 저렇게 한 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부는 "엘리베이터 문을 택배 상자로 막아놓고 붙잡는 기사가 많다 보니 입주자 입장에서는 엄청 화가 났을 거다. 더운 여름에 기사님도 고생하지만 더운데 1층에서 기다리는 사람도 짜증이 많이 난다. 다만 매직으로 낙서한 건 잘못한 거다" "우리 아파트도 택배 기사 오면 최상층으로 가서 층수마다 전부 눌러놓는다. 밑에서 보면 정말 복장 터진다" 등의 의견을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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