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 대표 /사진=남미래](https://thumb.mt.co.kr/06/2024/06/2024062416555979808_1.jpg/dims/optimize/)
이외에도 자연재해가 적다, 미국 동부와 중부의 중간이라 시차문제에서 자유롭다 등 오스틴의 장점은 많지만 사실 오스틴이 스타트업 도시로 떠오른 데는 몇십 년 동안 꾸준히 청년들이 살고 싶은 도시였다는 점이 결정적이었다고 본다. 오스틴은 1987년부터 열린 축제 'SXSW'(South by Southwest)가 열리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음악축제로 출발한 이 행사는 영화, 미디어, 게임, IT, 스타트업을 포괄하는 행사로 성장해 세계에서 가장 감각 있는 테크·스타트업 행사로 자리잡았다. 오스틴의 이런 문화적 배경은 미국 전체의 '힙'하고 능력 있는 청년들을 끌어들였고 실리콘밸리의 강력한 대안이 된 것이다.
북유럽 최대 스타트업 행사인 '슬러시'(SLUSH)가 열리는 핀란드 헬싱키 역시 청년들의 자발적인 열정이 스타트업하기 좋은 도시를 만든 사례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영국 금융가의 붕괴와 대표기업 노키아의 몰락으로 취업 길이 막힌 대학생들이 스스로 창업가정신을 발휘해 커뮤니티를 만들고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과 스타트업 축제 등을 키워왔다. 헬싱키가 스타트업 도시가 된 데는 청년들의 자발적 열정이 결정적이었고 '슬러시'는 아직도 대학생들의 자발적 참여로 행사를 운영한다.
서울은 이미 세계에서 스타트업하기 좋은 최상위 10위권 도시로 자리잡았지만 부산만 하더라도 그 격차가 매우 큰 상황이다. 여러 가지 인프라는 물론 투자자, 지원기관 등 생태계 역량이 뒤처지지만 스타트업 커뮤니티만은 다른 지역에 비해 매우 끈끈하고 독특하게 성장한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의 가장 큰 지역 커뮤니티인 동남권협의회에는 300명 넘는 부산·울산·경남 창업가가 모여 함께 성장을 도모한다. 서울에 비해 열악한 상황이 오히려 지역 스타트업들이 서로 도와야 한다는 연대의식으로 발전했고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글로벌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갖게 됐다. 부산의 문제를 해결하는 스타트업들이 전 세계 도시가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 역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이번 행사의 주제이기도 했다.
이런 지역 창업가들의 노력이 지역의 문화와 커뮤니티로 뿌리내려 점점 더 좋은 스타트업이 많이 등장한다면 부산이 스타트업하기 좋은 도시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지역 창업가들의 노력과 그들의 축제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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