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돌아온 마이크로닷, 진심은 통할까

머니투데이 이덕행 기자 ize 기자 2024.06.24 16:23
글자크기
/사진=스타뉴스 DB/사진=스타뉴스 DB


부모의 빚투 논란으로 활동을 중단했던 래퍼 마이크로닷이 새 EP를 발매하고 본격적으로 활동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6년 만에 모습을 비춘 마이크로닷은 자신의 잘못부터 합의 과정까지 솔직하게 털어놨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건 대중의 몫이다.

마이크로닷은 24일 오후 서울 구로구 예술나무씨어터에서 새 EP 'DARKSIDE'(다크사이드) 발매 쇼케이스 및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타이틀곡 '변하지 않아'를 비롯해 총 5곡이 수록된 '다크사이드'는 마이크로닷이 내면에 갇혀있던 또 다른 자아를 표출한 앨범이다. 마이크로닷은 "사건 이후의 마음가짐이 녹여져 있다"며 "듣는 사람들을 위해 너무 무겁지 않게 만드는 게 목표였다. 응원의 메시지가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앨범을 소개했다.

새 앨범을 소개하는 자리지만, 앨범보다는 그의 '빚투' 관련된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마이크로닷의 부모는 1990년부터 1998년까지 충북 제천에서 친인척과 지인 등 14명에게서 총 4억여 원을 빌린 뒤 이를 갚지 않고 1998년 5월 뉴질랜드로 도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마이크로닷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사기 혐의로 각각 3년과 1년의 형이 확정돼 복역 후 뉴질랜드로 추방됐다.



마이크로닷은 사건 초기에는 이를 부인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그러나 부모의 사기가 사실로 드러났고 적절하지 못한 대응은 더 큰 비난을 끌어냈다. 결국 마이크로닷은 2018년 활동을 중단했다. 2020년부터 다시 신곡을 발매했지만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스타뉴스 DB/사진=스타뉴스 DB
마이크로닷은 "피해자 한 분 한 분을 먼저 만나서 그분들께 사과드리는 것이 먼저였다. 그러다 보니 6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며 "저의 첫 대응에 대해서도 참 많이 후회하고 있다. 지금 다시 생각해 봐도 어리숙했다. 죄송하다"고 다시 사과했다.


특히 "부모님 1심 판결 이후에 책임감이 생겼다. 당시에 오해가 있었고 어린 마음에 그렇게 표현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어리숙했다. 이후에 여러 싱글을 내긴 했지만, 그동안 전달하지 못했던 말을 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고 전했다.

마이크로닷은 논란이 터진 이후 13명 중 10명의 피해자를 확인했다. 첫 재판 과정에서 6명과 합의했고 2심 재판에서는 남은 4명 중 1명과 합의했다. 지난해에는 2명과 마저 합의를 마쳤고 다른 1명과도 만남을 가졌지만 아직 합의점에 이르지 못했다. '2025년까지 차용증을 작성했다'고 밝힌 마이크로닷은 변제를 위해 고깃집에서도 일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다만, 아직 합의하지 못한 피해자는 앨범 발매 및 이번 행사에 대해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로닷은 "그분도 많이 불편하실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다"면서도 "중요한 건 돈을 드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 기회로 다시 일을 할 수 있으면 그분께 다시 다가가고 그때 사과를 드리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마이크로닷의 활동 재개를 향한 싸늘한 시선도 많다. 마이크로닷 역시 "대중분들이 차가운 시선을 주고 있지만, 피해자분께 사과하는 게 먼저라고 생각했다"라며 "시간이 주어진다면 꼭 공식적으로 대중분에게도 사과하고 싶었다. 지금은 어떤 상황이 주어져도 열심히 노력하는 것 외에는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