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은행 검사 이번주 끝나지만… 지배구조 개선은 더딜듯

머니투데이 이창섭 기자 2024.06.25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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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모범관행'에 따라 개선 추진

은행지주 지배구조 모범관행/그래픽=윤선정은행지주 지배구조 모범관행/그래픽=윤선정


금융감독원의 NH농협금융지주와 농협은행 대상 정기검사가 이번 주 끝나지만 집중점검한 지배구조 개선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정기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반년이 걸리는데다가 홍콩H 지수 ELS(중가연계증권) 제재 등 먼저 처리할 안건도 많아서다.

2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농협금융지주와 농협은행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금감원 정기검사가 이번 주 마무리된다. 정기검사는 지난달 20일부터 6주 일정으로 시작됐다. 필요시 검사 기간을 늘릴 수도 있지만 현재까지 연장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행에서 3월과 지난달 각각 109억원, 64억원 규모 배임 사고가 연달아 터졌다. 수시·정기검사를 동시에 진행한 금감원은 농협중앙회와 지주, 은행 사이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중앙회-지주-은행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와 농협 조합장 출신 인사가 계열사 비상임이사로 오는 인사교류가 내부통제 취약점으로 봤다.

다만 정기검사 결과를 통해 농협금융 지배구조를 바꾸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검사 결과를 취합하고 제재·경영유의 등 검사결과를 공시할 때까지 최소 6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홍콩 ELS 검사에 따른 제재 등 먼저 제재심의위원회를 거쳐야 하는 안건이 많이 밀린 상황이고, 7~8월에는 휴가 기간도 있어서 실제 정기검사 결과의 공개는 더 미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농협금융 지배구조에 따른 내부통제 취약점은 금감원이 예전부터 지적해왔다. 금감원은 2022년 정기검사에서 농협금융지주의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형식적으로 운영된다고 지적했다. 농협은행에는 비상임이사 선임 시 전문성 검증이 부족하고 CEO(최고경영자) 승계 프로그램이 미흡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금감원은 이번엔 의지를 갖고 농협금융에 변화를 이루겠다는 입장이다. 중앙회가 농협금융지주를 감독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는 농업협동조합법에 따른 사안이라 바꿀 수 없다. 금감원도 중앙회가 감독·지배하는 구조를 직접적으로 건드리는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2022년 정기검사에도 금감원은 지배구조 문제에 '경영유의' 조치만 내렸다. 다만 중앙회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농협금융의 내부통제와 건전성 관리가 약해지는 걸 막는 게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개선 방향의 토대는 금감원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이다. 모범관행은 은행지주·은행의 CEO와 사외이사 선임 절차에서 독립성·투명성 강화를 규정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과거부터 농협금융 문제는 계속된 사안이라 또 지적만 하고 넘어가진 않을 거고, 이번엔 진일보한 개선이 이뤄지도록 협의 중"이라며 "자회사 CEO나 사외이사 임명 절차를 투명하게 하고, 복수 후보를 추천하게 하는 등 지배구조를 다른 4대 금융지주 수준으로 맞추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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