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자동차사 제조 차량들이 15일 옌타이항에서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이 차량들을 선적할 SAIC ANJI 이터니티호는 상하이자동차가 자차 수출을 위해 중국서 건조한 차량전용 운반 선박이다. 2024.05.16 /AFPBBNews=뉴스1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24일 현지 로펌 킹앤우드맬리슨스와 글로벌 투자은행 UBS를 포함한 중국 내 리서치 결과를 종합, "21% 관세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중국의 유럽향 전기차 수출이 단기적으로 30%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의 30% 감소 전망은 유럽 현지 전망보다 더 부정적인 수치다. 독일 킬연구소는 지난 5월 말 상계관세 20%를 기준으로 중국에서 유럽으로 수출하는 전기차 대수가 연간 25%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 현지에서 생각하는 타격보다 중국 내부에서 보는 타격이 더 크다는 의미다.
차이신은 유럽 현지 완성차업계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지난 3월부터 EU 세관이 중국 전기차에 대한 등록절차를 강화했고, 딜러들이 관망하면서 상황이 더 악화됐다"며 "중국 전기차는 유럽에서 단계적인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며, 특히 SAIC(상하이모터스)의 전기차 판매가 더 큰 폭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앞서 SAIC과 지리, BYD 등을 표본으로 선정, 상계관세 조사를 실시하고 SAIC에 가장 높은 38.1%, 지리에 20%, BYD에 17.4%의 잠정 관세 부과를 결정했다. 표본조사에 참여하지 않은 기업엔 21%가, 아예 조사에 응하지 않은 기업들에는 가장 높은 38.1%가 부과된다. 기존 수입관세 10%에 더해 무려 48.1%의 관세가 붙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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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C이 내놓은 38.1% 관세 기념 굿즈./영상=바이두
여론이 이렇게 돌아가면 중국 정부의 대응에도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높다. 중국 정부는 유럽의 주요 수출품 중 하나인 주류에 대한 상계관세 조사에 들어갔다. 이어 돼지고기에 대해서도 관세 부과를 검토하는 한편 유제품 등에 대한 조사 가능성도 시사했다. 전기차에서 튄 불꽃이 다양한 분야로 옮겨붙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실제 22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 겸 경제부장관을 만난 중국 요인들은 "단호한 대응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정산제 중국국가발전개혁위 주임은 "중국 기업의 합법적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에 차를 팔아야 먹고살 수 있는 독일은 관세에 부정적 입장이다. 하베크 부총리는 "EU의 문은 수출품 관세 논의를 위해 열려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별개로 중국 자동차 기업들이 선택의 기로에 설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아예 유럽시장 공략을 포기하거나, 현지에 공장을 설립하는 등 공격적으로 대응하는 선택지도 가능하다. 지난해 유럽에서 무려 24만3000대의 완성차를 팔아 중국 기업 중 1위를 기록한 SAIC은 내부적으로 유럽 현지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BYD도 이미 지난해 12월 헝가리 공장 건설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