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스마터 E 유럽 개막 현장 /사진=박미리 기자
올해 2회째를 맞은 '인터배터리 유럽 2024'가 21일(현지시간) 막을 내렸다. 한국배터리산업협회와 코엑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공동 주관한 이번 행사는 지난 19일부터 독일 뮌헨 전시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됐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에코프로 등 78여개의 배터리 관련 국내외 기업이 참석했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캐즘 구간에 진입하자 업계 전반이 상대적으로 시장 전망이 좋은 ESS 배터리에 주목해서다. ESS는 전기를 저장해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장치로 대용량 배터리가 장착된다.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문제를 보완해주는 장치로, 특히 재생에너지 설치가 늘어나는 유럽에서 수요가 크게 증가한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에서 신규 설치된 ESS는 23GWh로 전년보다 156% 급증했다. 북미(38%)와 중국(47%)의 증가폭을 훌쩍 넘어선다. 게다가 ESS 시장은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계가 기존 기술과 생산공정을 이용해 상대적으로 손쉽게 영역을 넓힐 수도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인터배터리 유럽 2024에서 밝힌 ESS 생산능력 확충 계획 /사진=박미리 기자
삼성SDI는 기존 제품 대비 용량과 안전성을 강화한 '삼성배터리박스(SBB)' 1.5을 공개했다. 20피트 컨테이너에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삼원계 배터리 셀과 모듈 등을 설치한 ESS 제품으로 전략망에 연결하면 바로 쓸 수 있다. SBB 1.5 용량은 5.26㎿h로 기존 SBB 1.0보다 37% 증가했다. SBB 1.0 보다 34개 많은 154개의 배터리 모듈이 적재된다. 삼성SDI는 2026년부터 전력용 ESS 제품에 들어갈 배터리 라인업에 LFP 배터리를 추가하기로 했다. NCA 배터리와 함께 '투트랙' 전략으로 ESS 시장을 공략한다는 복안이다.
화웨이가 올해 더 스마터 E 유럽에 마련한 부스 전경 /사진=박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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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업들도 올해 행사에 힘을 줬다. 옴론을 중심으로 '연합군'을 만들어 이번 전시회에 나왔다. 옴론은 ESS에 적용되는 고전압 장치 등만 제조하지만 앞으론 ESS와 솔루션도 만들 계획이다. 옴론은 일본 업체인 파나소닉 배터리를 장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행사장을 방문한 김연섭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대표는 "ESS 수요가 늘어나자 주력 시장인 유럽을 뚫기 위해 글로벌 기업이 총집결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한국과 중국, 일본의 'ESS 레이스' 외에 한국 배터리 밸류체인 핵심 기업들이 공개한 기술도 바이어들의 관심을 끌었다. 올해 처음 전시회에 참가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전무를 포함해, 이훈기 롯데케미칼 총괄대표, 김연섭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대표, 최연수 롯데알미늄 대표 등이 전시장을 찾아 하이엔드 동박 제품과 기술, 유럽 투자계획을 발표하는 등 유럽 현지 배터리 기업과의 협력에 큰 관심을 드러냈다. 에코프로는 2025년 가동을 앞둔 헝가리 사업장 등 유럽진출 계획과 차세대 배터리 소재인 나트륨배터리용 양극재 개발 로드맵을 공개했고, 금양은 용량과 출력 등을 강화한 4695 등 고용량 원통형 이차전지 시제품을 선보였다.
유럽측에서는 BMW와 유럽 현지 배터리 셀 제조기업 프레이어(Freyr), 양극재 제조기업 유미코어(Umicore), 로펌 리드스미스(Reed Smith), 유럽배터리산업협회(BEPA), 네덜란드, 노르웨이, 폴란드 배터리산업협회와 회원사들이 참석해 한국 배터리 기업과의 비즈니스 연대와 기술 협력 강화를 희망했다.
박태성 한국배터리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내년에는 규모를 더 확대해 한-EU 배터리 협력의 대표적인 행사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인터배터리 유럽 2025'는 내년 5월 7일부터 9일까지 사흘간 독일 메쎄 뮌헨에서 개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