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에 칠했더니 실내온도 5도 '뚝'…폭염에 매출 뛴 특수페인트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2024.06.25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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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옥상에서 차열페인트를 칠하고 있는 모습./사진=KCC건물 옥상에서 차열페인트를 칠하고 있는 모습./사진=KCC


지구온난화로 해마다 최고 기온을 넘어서는 일이 빈번해지면서 빛을 반사해 열을 낮추는 차열페인트가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장마나 이상기후에 따른 물폭탄도 예고돼 있어 방수페인트의 관심도 커진다.

26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9일 서울 지역은 6월 중순 기준으로 35.7도까지 올라 75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평년기온보다 7.5도 높은 기온이다. 서울은 2018년 39.6도의 온도를 기록한 바 있는데 올해는 40도를 넘어 갈 것으로 예상된다.



상황이 이렇자 차열페인트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차열페인트는 온도 상승을 야기하는 주요 원인인 태양광 적외선을 큰 폭으로 반사해 내부로 열 전달을 막는 기능성 페인트다. 페인트업계에 따르면 KCC의 1~4월 차열페인트 매출은 전년대비 25% 증가했고, 노루페이트와 삼화페인트도 12~10% 늘어났다. KCC는 '스포탄상도', 노루페인트는 '에너지세이버 쿨루프', 삼화페인트는 '쿨앤세이브'를 주력제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업계에선 연 500억원 시장으로 추산한다.

차열페인트 효과는 여러 연구결과를 통해 증명됐다. 일례로 미국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가 전 세계 27개 도시를 대상으로 수행한 모의실험 결과에 따르면 차열페인트로 건물 외벽을 칠했을 때 43.9도였던 지붕이나 옥상 온도는 시공 후 28.8도로 낮아졌다. 실내 온도 역시 4~5도 낮추는 효과가 나타났다.



에너지 저감 효과도 있다. 2010년 미국 뉴욕시는 저소득 노인층이 폭염으로 대거 사망하자 '화이트 루프 쿨 시티' 정책을 펼쳤는데 전기료는 40% 절감했고, 에어컨 가동을 20% 줄였다.

부산에 시공된 도로위 차열페인트/사진=-노루페인트부산에 시공된 도로위 차열페인트/사진=-노루페인트
도심 내 기온을 낮추는 기능도 있다. 여름철 아스팔트는 최고 80도까지 치솟는데 도로용 차열페인트를 칠하면 태양열 반사율을 높여 지표면 온도를 10도 낮춘다. 지역 전체를 하나의 열 덩어리로 만드는 도심열섬현상이나 열대야를 완화하는 기능이다. 이 외에도 축사나 각종 시설물 등 산업용으로도 활용도가 높다.

한편 남부지방을 시작으로 장마가 본격화되면서 방수페인트에 관심도 커질 전망이다. 방수페인트는 물성이 뛰어나 도막에 균열이 잘 가지않아 누수를 방지해주는 페인트다. 마찬가지로 건물 옥상이나 근린시설 노출부위를 공사할 때 콘크리트 위에 칠하는 방식으로 사용한다. 균열된 부위로 물이 스며들면 건물이나 시설물의 노화나 붕괴를 야기시키기 때문에 적절한 방수페인트 시공이 중요하다. 예측하기 힘든 집중호우나 장마가 빈번해지면서 방수페인트 역시 차열페인트와 비슷한 수준으로 성장하고 있다는게 업계의 설명이다.


페인트업계 관계자는 "매년 폭염과 장마 시기를 기준으로 특수도료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며 "지구온난화와 이상기후로 필요성이 커지는만큼 지속적인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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