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계장님' 말고 '옥순님'"…큐피트 된 은행들

머니투데이 김도엽 기자 2024.06.22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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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이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자체 기획 연애 프로그램인 'Super SOLO'를 방영 중이다/사진제공=신한은행신한은행이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자체 기획 연애 프로그램인 'Super SOLO'를 방영 중이다/사진제공=신한은행


"'나는 솔로'는 안 봐도 '슈퍼 쏠로'는 챙겨봅니다 ㅋㅋㅋ"

신한은행이 인트라넷을 통해 방송하고 있는 사내 만남 프로그램 '슈퍼 쏠로(Super SOLO)'에 대한 은행 직원의 반응이다. 슈퍼 쏠로는 젊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어 절찬리에 방영 중이다. KB금융과 국민은행도 이달 말 미혼 직원을 대상으로 '익명 네트워킹 파티'를 연다. 비혼과 비출생이 사회적 논쟁으로 떠오른 가운데 금융권이 회사 차원에서 문제 해결에 동참하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최근 사내 인트라넷에 슈퍼 쏠로 6화를 공개했다. 슈퍼 쏠로는 인기리에 방영 중인 연애 예능 프로그램인 '나는 솔로(SOLO)'를 모티브로 기획됐다. 여기에 신한금융의 앱인 '슈퍼 쏠(SOL)'의 이름을 결합한 사내 만남 프로그램이다.

슈퍼쏠로는 지난 4월 참가자를 모집하고 제주도에서 4박5일 촬영을 마친 뒤 지난 4일 1화를 시작으로 총 10부작이 공개될 예정이다. 1화부터 신한금융 임직원의 약 3분의 1 이상이 시청했으며 가장 최근 공개된 6화에는 댓글이 130여개 이상 달리며 뜨거운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신한은행 한 직원은 "댓글을 보면 각자 최애(최고로 애정하는 캐릭터)가 다르다"라며 "제주도의 아름다움과 젊은 남녀 직원의 풋풋함에 마냥 힐링이라는 반응들이 많다"고 말했다.

KB금융도 미혼인 직원들을 위한 네트워킹 파티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신청을 받아 약 70여명의 계열사 직원들을 선발했다. 오는 29일 서울 시내 모처에서 와인을 맛보고 배우는 '와인 클래스'를 중심으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부서나 직책, 직급에 구애받지 않도록 '닉네임'을 활용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 한 직원은 "사내 공지가 올라왔을 때 젊은 직원들 사이에서 기대와 관심이 쏠렸다"며 "누가 '옥순'('나는 솔로'에서 퀸카 역할) 이름을 달고 나올지 궁금하다"고 했다.


금융권이 사내 젊은 직원들의 만남을 주선하는 것은 비혼·비출생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법률소비자연맹이 지난달 대학(원)생 2901명을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결혼은 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57%가, '자녀를 낳아야 한다'는 인식에는 65%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은행에도 미혼 남녀가 많이 근무하고 있어 사회문제에 대한 공감과 관심을 제고하려고 했다"라며 "직원들의 만남의 장을 마련해주고 힐링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기획했다"고 밝혔다.

'지방소멸' 이슈로 사정이 더 급하다고 평가받는 지방은행들도 비슷한 행사를 열고 있다. BNK부산은행은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매년 여름 40명 내외의 젊은 직원을 모집해 래프팅을 체험하는 '물타는 청춘' 행사를 진행한다. 과거 DGB대구은행(현 iM뱅크)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대구시 소속 공무원, 광주은행 직원들과 만남을 주선한 적도 있다.

아울러 은행권은 직원 사기진작과 딱딱하다고 평가받는 조직 문화에 활력을 높이기 위해서도 교류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오는 30일까지 사내 노래 경연대회인 'IBK가왕 콘테스트 시즌3' 톱10 투표를 한다. 하나은행은 올해 19회째를 맞는 '외국환 골든벨 전국체전'의 지역 예선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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