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2002 국제축구연맹(FIFA) 한국·일본 월드컵 대한민국과 스페인의 8강전 당시 스페인의 4번째 승부차기 키커 호아킨의 슈팅을 막아낸 후 미소 짓는 이운재, 대한민국의 5번째 승부차기 키커로 나서 골을 성공시킨 홍명보 /사진=유튜브 채널 '스브스스포츠' 캡처
2002년 6월 22일,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끈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2002 국제축구연맹(FIFA) 한국·일본 월드컵 대한민국과 스페인의 8강전에서 '무적함대' 스페인을 무너뜨리고 4강에 진출했다.
당시 스페인은 카를레스 푸욜, 호아킨 산체스, 페르난도 모리엔테스, 이케르 카시야스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주전으로 활약하던 팀이었다.
'중원 핵심' 김남일 부상 아웃…승부는 연장전으로
전반 12분, 엔리케 로메로에게 발목을 밟히는 부상을 당해 교체된 김남일 /사진=유튜브 채널 '스브스스포츠' 캡처
16강 상대였던 이탈리아와 연장전까지 갔기 때문인지, 대한민국 대표팀은 전반에는 스페인에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게다가 경기 초반인 전반 12분, 중원의 핵심 김남일이 엔리케 로메로에게 발목을 밟히는 부상을 당하면서 결국 교체되는 위기까지 맞았다.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 스페인은 여러 차례 대한민국의 골문을 위협했고, 이운재의 선방쇼와 골대 행운으로 전반전을 0:0으로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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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전, 카시야스의 선방에 막힌 박지성의 회심의 슈팅 /사진=유튜브 채널 '스브스스포츠' 캡처
히딩크 감독은 이천수, 황선홍을 투입하며 공격을 강화했다. 이후 세트피스 상황에서 박지성이 회심의 슈팅을 날렸으나, 카시야스의 슈퍼 세이프가 나오면서 득점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연장 전반 1분 나온 페르난도 모리엔테스의 득점. /사진=유튜브 채널 '스브스스포츠' 캡처
연장전 30분 동안에도 승패를 가르지 못한 두 팀은 결국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노련한 황선홍, 침착한 이운재, 함박웃음 홍명보
승부차기 첫 번째 키커로 나선 황선홍이 득점 성공 뒤 웃는 모습 /사진=유튜브 채널 '스브스스포츠' 캡처
이어 스페인의 키커들과 대한민국의 키커 박지성, 설기현, 안정환도 모두 승부차기를 성공시켰다.
호아킨 산체스의 슛을 막은 이운재 /사진=유튜브 채널 '스브스스포츠' 캡처
당시 만 21세였던 그는 긴장한 듯한 표정으로 이운재와 마주 섰다. 그는 킥을 하기 전에 이운재의 움직임을 뺏기 위해 주춤했는데, 이운재는 오히려 이 행동으로 호아킨 산체스의 방향을 읽었다. 골대 왼쪽 구석을 노린 호아킨의 킥은 결국 이운재의 펀칭에 막혔다.
승부차기를 성공시킨 후 기뻐하는 홍명보 /사진=유튜브 채널 '스브스스포츠' 캡처
평소 표정 변화가 없는 것으로 유명했던 홍명보였으나, 4강 진출의 순간에는 달랐다. 그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만세를 한 채 동료들에게 달려갔고, 동료들 역시 환한 미소로 그를 반겼다.
스페인전 당시 붉은 악마가 내건 카드 섹션 'Pride of ASIA'(프라이드 오브 아시아, 아시아의 자랑) /사진=유튜브 채널 '스브스스포츠' 캡처
도전은 4강에서 멈췄지만…
독일과의 2002 FIFA 한일 월드컵 4강전에서 0-1 패배를 당한 후 아쉬워하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 /사진=유튜브 채널 '스브스스포츠' 캡처
올리버 칸, 미로슬라프 클로제, 디트마어 하만 등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을 상대로 비등비등한 경기를 펼쳤던 대한민국은 후반 29분 터진 미하엘 발락의 득점으로 무너졌다.
후반 추가 시간 박지성에게 절호의 찬스가 왔으나 슛은 크게 벗어났고, 결국 2002 FIFA 한일 월드컵 결승전의 한 자리는 독일로 확정됐다.
도전은 4강에서 멈췄지만, 전 국민에게 감동을 안겼던 '4강 신화'는 여전히 수많은 축구팬들에게 회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