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 투자금 35%가 외국인…증권가 "바이 코리아, 더 간다"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2024.06.22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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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돌아온 외인부대④

편집자주 외국인 투자자들이 마침내 되돌아왔다. 주가의 흐름을 좌우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로나 사태 이후 최대 규모로 한국 주식을 쓸어 담고 있다. 현실로 성큼 다가온 '바이코리아'의 배경과 미래를 조망한다.

최근 5년간 코스피 외국인 지분율.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최근 5년간 코스피 외국인 지분율.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올해 상반기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에서 기록적인 순매수세를 보였다. 삼성전자 (81,500원 ▼100 -0.12%), SK하이닉스 (236,500원 0.00%) 등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바이 코리아'(BUY KOREA)를 이어가며 코스피 시장의 외국인 지분율은 35.55%로 훌쩍 높아졌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에도 외국인 투자자의 유입이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1월2일부터 6월20일까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시장)에서만 22조6227억원을 순매수했다. 이에 따라 코스피 시장 외국인 지분율도 시가총액 기준으로 32.72%에서 35.55%까지 높아졌다. 이는 2021년 5월7일 이후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외국인이 증시의 흐름을 결정짓는 수급 주체가 됐다는 평이 나온다. 지난 20일 코스피 지수가 2년5개월여만에 2800선을 넘자 증권가에서는 외국인 투자자의 반도체 매수세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반도체만 사다 보니 관련 종목군 중심으로 주가가 견조하게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작년부터 외국인 순매수와 코스피 방향성의 상관계수는 83%였다.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수는 디스인플레이션 기대를 본격화했던 지난해 11월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이후로 27조4000억원을 기록 중인데, 국내 주식시장은 중간에 부침을 겪기도 했으나 결국 외국인 순매수와 동행하는 모습"이라고 했다.



외국인 코스피 순매수 규모 및 상위 종목. /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외국인 코스피 순매수 규모 및 상위 종목. /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
외국인이 상반기 내내 순매수를 이어간 데에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 △중국 증시에서의 외국인 자금 이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 △반도체·인공지능(AI) 랠리 기대감 △원화 가치 하락(원/달러 환율 상승)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이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외국인 매수 강도가 강했던 상위 20개 종목 가운데 순수 성장주(9개)가 순수 가치주(8개)보다 많았지만,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서는 성장주 비중이 축소됐다"라며 "외국인 순매수세에는 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가 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코스피에서 외국인 지분율이 이미 높아졌지만 하반기에도 상승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은 "외국인 지분율은 202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상승했다"면서도 "매수세는 지난 4월 이후 둔화했지만 여전히 상승세는 꺾이지 않았다. 원화 강세 가능성과 밸류업 프로그램 같은 정책 기대감이 반영되며 외국인 투자자 매수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동길 연구원도 "지분율 관점에서 추가 외국인 자금 유입 여력을 크게 볼 수 있다"라며 "코스피, 코스닥 시가총액 기준 외국인 지분율은 각각 34%, 9.4%로 2010년 이후 평균은 이제 회복한 수준이다. 팬데믹 기간에는 36.8%까지 상승했다. 코스피 시가총액을 고려하면 1% 상승은 20조원 내외의 순매수를 수반하므로 순매수 규모가 커서 추가 유입 가능성이 낮을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이어지면 중소형주보다는 대형주를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은 "과거 외국인 투자가 증가했을 때 대형주가 중소형주 대비 양호한 흐름을 보여왔다"라며 "외국인이 국내 주식 매수를 계속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대형주의 강세 가능성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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