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한중엔시에스, 삼성SDI 독점 공급 역량 '부각'

머니투데이 성상우 기자 2024.06.21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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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엔시에스 (46,700원 ▼7,000 -13.04%)가 국내 유일하게 양산화에 성공한 '수냉식 ESS 냉각시스템'이 재조명받고 있다. 수냉식 냉각 방식은 글로벌 ESS 시장이 태동기를 지나 본격 성장기로 접어들면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술 분야다.



보유 기술의 독점성 덕분에 국내 굴지의 배터리 대기업에 대한 독점 공급 체계를 이미 갖췄다. 독점 체제는 향후 약 2~3년 이어질 것이란 게 시장 관측이다. 또 다른 국내 대표 배터리 기업 L사를 비롯해 복수의 글로벌 기업과도 본격적인 공급 논의가 진행 중이다.

◇글로벌 ESS 시장 향후 5~6년간 10배, 수냉식 '대전환' 움직임



ESS는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대형 배터리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차세대 공략 대상으로 꼽고 있는 시장이다. 지난 19일 열린 '인터배터리 유럽 2024'에서도 글로벌 메이저 플레이어들이 ESS를 주요 테마로 선정하고 관련 라인업을 집중적으로 선보였다.

삼성SDI가 처음 선보인 '삼성 배터리 박스(SBB) 1.5'엔 한중엔시에스 제품이 다수 탑재돼 있다. 'SBB 1.5'는 현존하는 ESS 배터리 중 최고 용량(5.26MWh)을 구현한 제품이다. 아울러 수냉식 냉각 시스템을 채택했다.

해당 제품에서 수냉식 냉각에 관련된 부품은 모두 한중엔시에스의 제품이다. △ESS배터리모듈 부품을 비롯해 △HVAC △Chiller △Cooling plate 등이 모두 포햄돼 있다. ESS 배터리 제품 하나 당 배터리와 케이스를 제외한 모든 부품을 한중엔시에스가 공급하는 구조다. 아직까지 국내에선 수냉식 냉각 관련 기술을 상용화시킨 다른 업체가 없어 이 같은 독점 체제는 향후 2~3년 이상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독점 공급 체제는 수년전부터 이어 온 양측 기술 개발 협력의 결과다. 기술 연구와 실증 실험, 인증 단계에서부터 양사가 함께했다. 한중엔시에스는 2018년 삼성SDI 양산 업체로 등록됐고 2022년에 SSP Partner로 선정됐다. 지난해 8월부턴 수냉식 시스템이 적용된 삼성배터리박스(SBB) 전용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E5S 모듈' 초도 물량을 삼성SDI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후속으로 개발한 'E5S-P'는 'SBB 1.5'의 상용화를 염두에 두고 개발된 차세대 모델이다.

국내 굴지의 배터리 대기업을 상대로 독점 공급 체계를 확보할 수 있었던 배경은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된다. 글로벌 ESS 시장의 성장성과 공랭식 대비 수냉식 냉각시스템 기술의 우월성이다.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ESS 누적 설치량은 43.8GW 수준이다. 2030년 누적 설치량은 약 500GW로 추산된다. 2022년까지 누적 설치량의 10배에 달하는 시장이 향후 5~6년간 펼쳐진다는 의미다. AI 산업 팽창과 데이터센터 구축량 증가 등 전력 수요가 매년 폭증하는 상황에서 전력 수급 균형을 맞추기 위한 대안으로서도 ESS의 성장은 필연적인 부분이다.

수냉식 냉각시스템은 향후 ESS·배터리 시장에서 도입이 불가피한 분야다.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ESS 화재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솔루션이기도 하다.

ESS 내 배터리 충·방전 과정에서 나오는 발열을 제어하는 게 산업 전체 차원의 핵심 화두인데, 수냉식이 기존 공랭식에 비해 열 부하 관리 측면에서 압도적으로 안전하고 효율적이다. 특히 에너지 밀도가 높은 대용량 ESS일수록 안정성을 위해 수냉식 시스템 채택이 불가피하다.

수냉식 시스템의 필연성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비중이 커지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산업과도 연결된다. 예를 들어 넓은 면적에 한꺼번에 깔리는 태양광 발전 설비의 경우 ESS 장비도 함께 실외에 설치해야하는데 공랭식 냉각이 탑재된 제품의 경우 높은 실외 온도로 인해 화재 가능성이 높다. 그밖에 각 산업군 전반에 깔리게 될 ESS 장비들의 경우 일정한 온도 유지가 어려운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선 수냉식 시스템 탑재가 필연적이다.

편리성·공간성·안정성·가격 측면에서도 모두 수냉식이 우월한 기술임에는 업계에서 이견이 없다. 공랭식은 충·방전이 하루에 한 번만 가능하지만 수냉식은 3~4번까지 가능하다. 단위 면적 당 더 많은 배터리를 탑재할 수 있어 ESS 운영 용량을 2배 이상으로 늘릴 수도 있다. 시스템 운영비용도 공랭식에 비해 50% 가량 저렴하다. 초기 설치비용이 상대적으로 높지만 저렴한 운영비용을 감안하면 1년 만에 상쇄할 수 있는 비용이다.

◇특허 확보, SMA·Fluor·Bechtel 등 납품 기대감

국내에서 수냉식 냉각시스템을 양산화시킨 곳은 한중엔시에스가 유일하다. 글로벌 시장으로 범위를 넓히더라도 중국 CATL과 손 잡은 엔비쿨(ENVICOOL) 정도가 꼽힌다. 중국 Sungrow를 비롯해 1~2곳 정도가 관련 기술 발표를 한 적은 있지만 배터리·ESS 기업으로의 실제 납품 사례가 확인되진 않았다.

이 같은 기술 독점성 때문에 한중엔시에스와의 공급 계약을 기다리는 글로벌 업체들이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 산업 정체기를 맞아 ESS를 새 돌파구로 삼은 글로벌 배터리셀 업체와 대형 EPC 사업자들의 수요가 높다.

삼성SDI 외에도 본격적으로 납품 논의를 진행하면서 최종 계약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곳이 나오고 있다. 국내 대표 배터리 기업인 L사도 그 중 하나다. SK증권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엔 가정용 태양광 인버터 공급 업체인 SMA을 비롯해 EPC 사업자인 Fluor, Bechtel 등도 언급돼 있다.

ESS 사업을 전개하는 글로벌 업체들 입장에서 차세대 프로젝트를 진행하려면 안정성이 확보된 수냉식 시스템 탑재가 필연적이다. 이들 대부분 중국 기업보단 검증된 국내 기업 제품 도입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한중엔시에스 기술에 대한 니즈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각 글로벌 기업의 전략적 방향성이나 경제성 등을 모두 고려했을 때 결국 ESS 시장은 전부 수냉식으로 갈 수밖에 없다"면서 "글로벌 시장의 기술 양산화 단계 현황 등을 볼 때 당분간 (한중엔시에스의) 독점 체제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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