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도 쓰고 나도 쓰고"…500만 반려가구, 제약사 8조 시장 공략

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 2024.06.20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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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만 반려가구 공략하는 제약사/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500만 반려가구 공략하는 제약사/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국내 주요 제약사가 사람과 동물에 모두 적용이 가능한 물질의 임상을 진행하거나 동물용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반려가구가 2022년 기준 522만으로 늘어나면서 반려동물용 의약품 수요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HK이노엔 (48,650원 ▼800 -1.62%)은 최근 동물용 아토피피부염 치료제의 임상 3상을 신청했다. 해당 임상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아닌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진행된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사람용과 동물용을 함께 개발하고 있다"며 "상업화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HK이노엔은 바르는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IN-115314의 국내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IN-115314는 체내 자가 면역을 활성화하는 JAK(야누스키나제) 발현을 억제하는 기전의 약물로 염증이 있는 피부 부위에 바르는 방식이다. 동물용 치료제는 같은 기전이지만 바르는 대신 경구용으로 개발하고 있다.

HK이노엔뿐만 아니라 국내 주요 제약사들은 최근 동물의약품 제품을 개발하거나 출시하고 있다. 업계가 추정하는 국내 동물의약품 시장 규모는 2022년 말 기준 1조4000억원대에 달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의약품을 포함한 국내 반려동물 산업 시장 규모는 2022년 8조원에서 오는 2027년 15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발맞춰 대표 제품을 동물 전용으로 출시하는 제약사도 늘었다. 동국제약 (16,990원 ▼240 -1.39%)은 대표 의약품 인사돌을 반려견 전용 '캐니돌'로 출시했다. 자회사 대웅펫을 보유한 대웅제약 (137,000원 ▼6,300 -4.40%)은 우루사를 동물 전용 '유디씨에이정'으로 출시했다. 유디씨에이정은 UDCA(우르소데옥시콜산)를 주성분으로 하는 반려동물 간 기능 개선제다. 종합비타민 '임팩타민'의 반려동물용 '임펙타민펫'도 판매 중이다.

또 대웅제약은 국산 36호 당뇨병 신약 '엔블로'를 반려동물 대상으로 당뇨병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한 연구 논문을 국제학술지 '수의학과 과학'에 게재됐다고 알리기도 했다. 이를 기반으로 동물용 당뇨병 경구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겠다고도 전했다.

종근당 (114,400원 ▼2,100 -1.80%) 계열사인 종근당바이오는 건강기능식품 '락토핏'의 원료를 생산하며 쌓은 기술 역량으로 반려동물용 유산균 제품 '라비벳'을 생산하고 있다. 녹십자홀딩스도 계열사 그린벳에서 반려동물 대상 전문검진,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1962년 국내 최초 동물용의약품 제조업 허가를 획득한 유한양행 (146,100원 ▼5,200 -3.44%)은 지엔티파마가 개발한 반려견 인지 기능장애 증후군 치료제 '제다큐어'를 비롯해 골관절염 치료제 '애니콘' 등의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일동제약 (14,080원 ▼240 -1.68%)은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인 '비오비타'의 반려동물용으로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최근에는 반려동물용 해충기피제 '와프와프'를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반려가구의 수는 늘고 있지만 동물의약품의 개발은 그동안 많이 더딘 상황이었다"며 "그동안은 사람용으로 개발된 의약품을 반려동물에 맞게 소분해 사용해왔는데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동물의약품을 개발해 미래 먹거리로 삼아보자고 생각하는 기업도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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