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 200% '쑥'…남자한테 참 좋은 '이 꽃'

머니투데이 박건희 기자 2024.06.2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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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한의학연구원

백리향 /사진 제공=국립생물자원관백리향 /사진 제공=국립생물자원관


전통적으로 감기, 기침, 소화불량 등의 약재로 사용되던 꽃인 '백리향'이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한의학연구원(한의학연)은 박준홍 한약자원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이 이끄는 연구팀이 세포실험을 통해 백리향 추출물이 남성 호르몬 생성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를 통해 갱년기에 접어든 남성이 겪는 호르몬 장애를 개선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바이오메디신·파마코테라피'에 지난달 3일 게재됐다.



향이 백 리까지 뻗어나간다 해서 '백리향'이라는 이름이 붙은 식물 '백리향(학명 Thymus quinquecostatus Celak)'은 한의학에서 감기·기침·소화불량·치통·관절염 등을 치료하는 데 쓰이던 약초다. 한의학에서는 '사향초(麝香草)'라 부르는데, 현재 약재로서의 활용도는 낮은 편이다.

연구팀은 세포실험을 통해 백리향 추출물이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생성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했다. 남성 호르몬을 생성하는 세포인 '라이디히세포'에 백리향 추출물을 주입한 결과, 테스토스테론이 유의미한 정도로 증가했다. 라디이히세포는 고환에 존재하는 호르몬 생성 세포로, 주로 테스토스테론을 합성하고 분비하는 역할을 맡는다.



백리향 추출물의 농도를 높여가며 라이디히세포에서의 남성호르몬 생성 정도를 측정한 결과, 백리향 추출물의 농도가 진해질수록 남성호르몬도 더 많이 생성됐다. (가로축=백리향 추출물 , 세로축=테스토스테론) /사진=한국한의학연구원 백리향 추출물의 농도를 높여가며 라이디히세포에서의 남성호르몬 생성 정도를 측정한 결과, 백리향 추출물의 농도가 진해질수록 남성호르몬도 더 많이 생성됐다. (가로축=백리향 추출물 , 세로축=테스토스테론) /사진=한국한의학연구원
백리향 추출물은 테스토스테론 생성에 중요한 유전자를 활성화했다. 테스토스테론 생성을 위한 필수 인자로 꼽히는 '사이토크롬(Cytochrome) P450' 유전자군이 대조군 대비 150~200%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어 생체 효능을 확인하기 위해 생후 50주 실험 쥐(인간 나이 45~60세)에 백리향 추출물을 투여한 결과, 고환이나 부고환 자체의 무게는 변하지 않았지만, 대조군 대비 테스토스테론이 200% 증가했다. 이때도 사이토크롬 P450 유전자군 활동이 매우 활발해졌다.

연구를 이끈 박 책임연구원은 "친숙한 한의 소재로부터 남성갱년기 치료를 위한 새로운 길을 발견했다"며 "앞으로 후속 연구를 통해 남성갱년기 질환 치료에 효과적인 치료 물질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한의학연구원 기본사업 및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의 '창의형 융합과제', 중소벤처기업부의 '산학연 콜라보 R&D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약재로 쓰이는 백리향 /사진=한국한의학연구원약재로 쓰이는 백리향 /사진=한국한의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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