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단위 대어 뜬다"...'시총 3.5조' 시프트업, 韓게임 지형 흔들까

머니투데이 김승한 기자 2024.06.20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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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IPO 예정...상장 후 시총 3.5조 육박
크래프톤·엔씨·넷마블 이어 상장 게임사 4위
일각에선 '게임주 잔혹사' 반복될까 우려도

/그래픽=김지영 디자인 기자/그래픽=김지영 디자인 기자


크래프톤 (280,500원 ▼1,000 -0.36%) 이후 3년 만에 코스피 직행 '조(兆) 단위' 게임사 등장이 예고되면서 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승리의 여신: 니케'와 '스텔라 블레이드' 등 역대급 흥행작 배출로 창사 11년 만에 시프트업이 코스피 상장에 도전하면서다. 예정대로 공모 절차가 진행되면 상장 시 시가총액이 국내에서 4번째로 큰 게임사가 탄생하게 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시프트업은 전날 홈페이지를 통해 신주발행공고를 내고 이사회 결의에 따라 공모 주식 수는 725만주(100% 신주), 액면가액은 200원으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발행가액은 공동대표주관회사인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제이피모간증권회사 서울지점과 협의해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가 결정하도록 위임한다.



회사와 주관사단은 오는 27일까지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을 거친 후 내달 1일 공모가액을 확정한다. 이어 같은 달 2~3일 일반 투자자(배정비율 25~30%)와 기관 투자자(70~75%)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하고 5일 배정 공고를 낼 예정이다. 이 계획대로라면 다음 달 중 코스피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프트업이 올해 4월 출시한 스텔라 블레이드. /사진=시프트업시프트업이 올해 4월 출시한 스텔라 블레이드. /사진=시프트업
시프트업이 이달 초 공시(기재 정정)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주당 희망 공모가 범위는 4만7000~6만원이다. 공모 예정 금액은 3407억5000만~4350억원이다. 이번 공모주식 수는 전체 주식(신주 포함) 5802만5720주 중 12.5%다. 이에 따라 공모가가 6만원으로 확정되면 시가총액 3조4815억원의 대형 게임사가 탄생한다.



시총 3조4815억원은 국내 게임 상장사 중 4위에 해당한다. 전날 종가 기준 국내 게임사 시총 순위는 크래프톤이 13조8876억원으로 1위다. 이어 넷마블 (53,600원 ▲700 +1.32%)(4조6845억원), 엔씨소프트 (180,300원 ▼700 -0.39%)(4조1691억원) 순이다. 이는 코스닥에 상장된 펄어비스 (44,100원 ▼1,200 -2.65%)(2조6759억원), 카카오게임즈 (20,250원 ▲50 +0.25%)(1조7934억원)와 비교하면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코스피에 직행한 게임사가 2021년 크래프톤에 이후 3년 만이라는 점도 업계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 통틀어 게임사 신규 상장도 2022년 11월 티쓰리 이후 1년 8개월 만이다.

업계도 시프트업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다. 한 게임사 관계자는 "시프트업은 그간 '오타쿠 문화'로 취급받던 서브컬처(일본 애니메이션풍) 게임을 주요 장르로 끌어올린 회사"라며 "해당 분야에서 만큼은 업계를 주도하고 있고, 게임 완성도 등을 고려하면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각에선 이번 시프트업의 상장을 두고 넷마블, 크래프톤으로 이어진 '게임주 잔혹사'가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비친다. 크래프톤의 경우 희망 밴드(범위) 상단인 49만8000원의 공모가로 상장했지만, 배틀그라운드 이후 흥행작 배출에 실패하자 주가도 빠르게 하락했다. 크래프톤의 주가는 전날 종가 기준 29만원이다. 공모가 대비 71.7% 하락했다. 앞서 2017년 상장한 넷마블 역시 15만7000원으로 코스피에 입성했지만, 현재 주가는 3분의 1토막 난 5만4500원이다.


한편 시프트업은 엔씨소프트 그래픽 디자이너 출신인 김형태 대표가 2013년 설립했다. 대표작은 2022년 11월 출시된 모바일 게임 승리의 여신: 니케와 지난 4월 선보인 콘솔 기반 게임 스텔라 블레이드다. 승리의 여신: 니케의 경우 올해 2월 기준 누적 매출액 1조원을 넘어섰고, 스텔라 블레이드는 출시 하루 만에 판매량 100만장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엔 PC버전도 출시하며 플랫폼 확장에 나선다. 시프트업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686억원, 1111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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