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키의 당당한 외침 '뜨거워지자' [뉴트랙 쿨리뷰]

머니투데이 이덕행 기자 ize 기자 2024.06.20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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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새 앨범 'LOVE or HATE' 발매

/사진=GLG/사진=GLG


'중소돌의 기적'을 써 내린 그룹 하이키가 돌아왔다.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도 성장하겠다는 의지를 노래했던 하이키는 자신들의 노래대로 당당하고 단단하게 돌아왔다. 그러나 아직 하이키의 성장은 그치지 않았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넘어 바꿔야 할 것은 바꾸자고 외치는 반항적인 외침은 또 한 번의 퀀텀 점프를 기대하게 만든다.

하이키는 19일 새 앨범 'LOVE or HATE'(러브 오어 헤이트)를 발매했다. 올해 초 발매한 '하이키노트' 프로젝트 이후 약 4개월 만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앨범이다. '뜨거워지자', '♥ Letter', '나를 위한, 나에 의한, 나만의 이야기', '국지성호우' 총 네 곡이 수록되어 있으며 타이틀 곡은 '뜨거워지자'다.



'뜨거워지자'는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건사피장')을 비롯해 '불빛을 꺼뜨리지 마' 등을 함께 했던 홍지상 작가가 작사·작곡에 참여한 곡이다. 역주행을 이뤄내며 하이키라는 이름을 알렸던 '건사피장',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던 미니 2집 'Seoul Dreaming'의 선공개 싱글 '불빛을 꺼뜨리지마' 등 하이키와 홍지상 작가는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이번에도 좋은 성과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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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묵직하면서도 그루비한 붐뱁 힙합 리듬에 거칠고 공격적인 그런지 록 사운드가 얹어 사운드적으로는 변화를 추구했다. 강렬해진 사운드와 맞물려 가사에도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 기존에 노래해 왔던 스스로를 향한 성장에 더해 약간의 반항미를 더했다. 미지근한 모든 것, 끝나가는 관계, 어설픈 배려와 한숨을 지켜보는 대신 '빌어먹을, 걍 확 뜨거워지자'고 외치는 직설적인 가사는 그동안 보지 못했던 하이키의 매력을 한껏 보여준다.

비주얼적으로도 반항미를 담아냈는데, 오히려 이들을 응원하게 된다. 이들이 반항하는 것은 '얼음이 다 녹아 버린 아이스티', '리듬이 사라진 댄스 뮤직', '서로를 향해 엇박자로 추는 춤'처럼 언젠가는 바뀌어야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누구도 먼저 끝내 죄인이 되고 싶지 않은' 상황에서 이럴 바에는 확 뜨거워지자고 외치는 모습에서는 '미움받을 용기'를 통해 더욱 단단하게 성장한 모습이 느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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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수록곡들은 하이키의 넓은 음악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다. '♥ Letter'는 몽환적인 분위기의 미디엄 템포를 기반으로 미니멀한 드럼, 베이스, 신디사이저의 조화가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나를 위한, 나에 의한, 나만의 이야기' 역시 미디엄 템포지만 기타, 베이스, 첼로 선율이 만나 또 다른 전개를 이뤄낸다. 마지막 트랙 '국지성 호우'는 변덕이 심한 여름 날씨처럼 이뤄지는 음악의 전조를 통해 색다른 느낌을 안긴다.

사운드적으로는 자신들의 스펙트럼을 넓게 펼쳐냈지만, 그 안에 담긴 가사는 결국 하나로 통하고 있다. 멤버 전원이 작사에 참여, 서로에 대한 진심어린 애정을 담은 '♥ Letter', 주변의 자극이 아닌 내 안을 파고들겠다는 의지를 담은 '나를 위한, 나에 의한, 나만의 이야기', 일기예보를 빗나간 비마저도 자신의 성장을 위한 발판으로 삼겠다는 '국지성 호우'를 듣고 있으면 결국 나와 우리의 성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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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강점은 물론 나의 약점까지 있는 그대로를 조명하고 재가 될지언정 뜨거워지자고 말하는 하이키의 모습에서는 점점 단단해지고 성숙해지는 네 멤버들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 외면의 건강함에 이어 내면의 단단함을 노래했던 하이키는 이번 앨범에서도 그 결을 이어가며 하이키만의 뚜렷한 색을 만들어내고 있다.

'건사피장'의 큰 성공이 이제는 기준점이 되어 역으로 부담을 줄 수도 있는 이다. 그러나 하이키는 앨범 발매 전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부담감보다는 저희의 색을 유지하면서 색다른 매력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이 역시, 단단하게 성장하지 못했다면 할 수 없는 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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