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지난 5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DDW(Digestive Disease Week, 미국 소화기질환 주간) 2024에 참석해 조찬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상봉, 방진주 PD
"짐펜트라, 한국산 블록버스터 신약 나온다"셀트리온은 올해 짐펜트라의 미국 시장 진출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직접 미국 전역을 돌며 현장 영업에 나섰다. 서 회장을 필두로 미국 현지에 구축한 셀트리온 영업 조직이 현지에서 처방권을 가진 의사들과 관계를 맺었다. 올 하반기 대대적인 광고 활동 등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짐펜트라는 미국 시장 진출을 발판삼아 한국산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지에서도 짐펜트라에 대해 유일한 SC(피하주사) 제형 인플릭시맙 치료제로, 환자의 복용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신약으로 주목하고 있단 평가다. 실제 미국에서 만난 여러 의사가 짐펜트라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효능과 안전성 등 임상 데이터가 좋을 뿐 아니라 환자의 의약품 선택권을 높일 수 있는 유용한 치료제로 기대하고 있다"고 호평했다.
짐펜트라가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거듭나면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한국산 바이오 의약품을 보는 시선이 달라질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신약을 비롯한 바이오 의약품은 이익률이 매우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한국산 블록버스터의 등장은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이 미래성장동력으로 우뚝 서는 계기가 될 수 있다.
SK바이오팜·유한양행도 블록버스터 도전…K-바이오 위상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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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팜의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는 이미 미국 시장에 진출해 처방을 확대하고 있다. 엑스코프리의 미국 매출액은 지난해 2702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60% 늘었다. 올해 매출액은 4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엑스코프리의 미국 시장 선전을 토대로 SK바이오팜은 흑자 기업으로 변모했다. 미국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신약 한 품목의 영향력이 그만큼 크단 의미다.
유한양행은 폐암 신약 렉라자의 미국 FDA 허가를 앞두고 있다. 올 3분기 승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렉라자는 아미반타맙SC와 병용 임상 3상에서 IV(정맥주사) 제형과 유사한 유효성을 확인했다. 부작용을 낮출 수 있는 데다 투약 편의성이 높아 미국 시장에서도 통할 만하단 분석이다. 다올투자증권은 렉라자의 신약 가치를 3조2500억원으로 평가했다. 렉라자 관련 시장 규모는 2025년 약 1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기업이 개발한 바이오 의약품이 미국 시장에서 줄줄이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어 고무적이란 평가다. 의약품 CMO(위탁생산)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넘어 국내 기업이 개발한 신약이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한다는 의미도 남다르다. 특히 한국산 바이오 의약품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평가가 개선될수록 후속 품목의 허가나 기술이전, M&A(인수합병) 등에서 더 많은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서정진 회장은 미국에서 짐펜트라를 블록버스터로 키워 국내 바이오 산업 성장에 기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에서 꾸준히 현장 영업을 뛰면서 이 시장의 특징을 이해하게 됐는데, 분명히 어려운 시장이지만 진심으로 최선을 다해 부딪힌다면 큰 성과를 낼 수 있단 확신이 들었다"며 "셀트리온뿐 아니라 더 많은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이 미국 시장에서 경쟁하며 실력을 입증하고 좋은 결실을 맺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