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조 에너지 기업 탄생?…SK이노-SK E&S '합병 검토'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2024.06.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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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원 SK 수석부회장최재원 SK 수석부회장


SK그룹이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검토중임을 밝혔다. 자산 100조원의 거대 에너지 기업이 탄생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20일 SK이노베이션은 'SK이노베이션-SK E&S 합병설'과 관련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하여 합병 등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며 "향후 관련 사항이 결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내 재공시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은 그동안 SK그룹 안팎에서 거론돼 온 리밸런싱 시나리오 중 하나였지만, 회사 측에서 검토를 공식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유·화학·배터리·소재 등 사업을 하는 SK이노베이션의 자산은 86조원이 넘는다. LNG(액화천연가스)를 비롯해 수소 등 미래 에너지 사업을 하는 SK E&S의 자산은 19조원 이상이다. 총 100조원이 넘는 규모의 통합 기업 출범을 SK가 만지작 거리고 있는 것이다.

최태원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최근 SK온에서 SK이노베이션으로 적을 옮긴 것 역시 이같은 통합을 염두에 둔 인사라는 해석이 있다. 최 수석부회장은 SK E&S의 수석부회장도 겸임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최 수석부회장이 그룹의 그린·에너지 부문을 총괄하는 모양새가 만들어진만큼 '광폭'의 사업 조정도 얼마든 가능해졌다는 평가다. 양사는 화석 에너지, 배터리 및 전기차 충전, 수소 등 그린 에너지 밸류체인에 교집합을 가지고 있어 시너지 역시 기대된다.



결국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 SK온을 살리기 위한 카드로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을 검토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SK E&S는 매년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내는 알짜 계열사다. SK온은 2021년 출범 이후 적자가 지속되고 있지만 해마다 '조 단위'의 투자를 해야 하는 입장이다. 올해에만 예정된 시설투자 금액이 7조원을 넘는다.

SK 측은 양사의 합병이 초기 검토 단계라는 입장이다. 세부 내용이 확정된다고 하더라도 각 사 이사회와 임시주총 등의 과정 역시 거쳐야 한다. SK 관계자는 "양사 합병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합병비율 확정 및 주주 설득 등 몇 가지 난관이 있다"며 "아직 결정된 게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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