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 신예 강주혁(18)이 선발 데뷔전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강원FC 돌풍을 이끄는 양민혁의 대항마가 되겠다는 각오다,
서울은 지난 1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강원FC와의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16강전에서 연장까지 0-0으로 마친 뒤 승부차기 끝에 승리했다. 이로써 서울은 대회 8강에 진출했다.
경기 전 김기동 감독은 강주혁을 선발에 넣은 이유로 "훈련을 통해 능력 있는 선수라고 느꼈다"며 "연령별 대표팀에서도 양민혁(강원FC)보다 높은 평가를 받는 선수였다. 양민혁은 강원에서 잘하고 있는데 강주혁은 얼마나 자존심이 상하겠느냐. 기회를 줘 성장하게 하고 싶다"고 밝혔다.
선발 데뷔전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강주혁의 플레이는 침착하고 대담했다. 공을 소유하면 주변을 살핀 뒤 과감한 드리블과 돌파를 보여줬다. 피지컬도 단단해 프로 선수들과 몸싸움도 전혀 밀리지 않았다. 신인이지만 심판의 판정에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승부욕도 보여줬다. 강주혁은 후반 막판 임상협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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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스드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강주혁은 "감독님이 마무리를 강조하셨는데 오늘 빅찬스를 놓쳤다. (득점을 못 해서) 경기가 길게 이어져 죄송했다"고 운을 뗐다.
강주혁은 현재 강원의 돌풍을 이끌고 있는 양민혁과 연령별 대표를 함께 지낸 동갑내기 친구 사이다. 양민혁 얘기가 나오자 강주혁의 눈빛이 달라졋다. "(양)민혁이 때문에 제 마음이 지금 활활 타오르고 있다. 선의의 경쟁자다. 대표팀에서 제일 친했다. 제가 왼쪽 측면을 보면 민혁이가 오른쪽 봤다"며 "저는 부상 때문에 17세 이하(U-17) 월드컵에 못 나가고 민혁이는 대회에 출전해 잘 했다. 저도 민혁이를 보고 느끼면서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기동 감독이 '대표팀에서는 강주혁이 양민혁보다 잘했다'는 말을 했다고 전하자 "제가 고등학교 때는 훨씬 좋았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그런데 민혁이가 갑자기 치고 올라와서 깜짝 놀랐다"며 "민혁이도 인정할 것 같다"고 웃었다.
이어 "민혁이가 원래 축구 센스가 좋고 잘 뛰는 선수였는데 활동량이 더 극대화됐다. 득점도 좋아졌다"며 "저도 프로에서 꾸준히 뛰고 싶다"고 말했다.
강주혁은 지난 광주전에서 '슈퍼스타' 린가드와 경기 막판 교체돼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그는 "당시에는 정신이 없어서 몰랐는데 끝나고 생각해보니 안 믿기고 신기했다"며 "주변에서 '린가드와 교체된 강주혁'이라며 성공했다고 칭찬하더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린가드에게 배울 점을 묻자 "축구 센스를 배우고 싶다. 정말 센스는 세계 최강인 것 같다"고 놀라워했다.
마지막으로 강주혁은 "프로 무대가 생각보다 할 만하다고 느꼈다. 앞으로도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며 "득점력을 더 보강하고 싶어 다음 기회에 꼭 골을 넣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