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구좌읍 행원리에 위치한 행원풍력발전단지에 조성된 3.3㎿(메가와트)급 그린수소 실증단지/사진=최민경 기자
국내 최초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 그린수소 상용화 타이틀을 움켜쥔 곳은 제주도다. '탄소없는 섬'(CFI·Carbon Free Island)을 표방하는 지역인 만큼 '그린수소'에도 진심이다.
제주 구좌읍 행원리에 위치한 행원풍력발전단지에 조성된 3.3㎿(메가와트)급 그린수소 생산시설은 그 첫 걸음이 시작된 곳이다. 지난 19일 찾은 국내 최초 그린수소 실증단지에선 국내 최전방 수소 공급기지로 거듭나고자 하는 제주도의 야심을 엿볼 수 있었다.
제주 행원 그린수소 실증단지에 튜브트레일러 2대가 있는 모습/사진=최민경 기자
제주 행원 그린수소 실증단지의 수전해 설비. 위는 PEM 수전해설비, 아래는 알카라인 수전해설비/사진=최민경 기자
고윤성 제주도청 미래성장과장은 "내년까지 수소버스 예산을 확보해뒀다"며 "함덕수소충전소를 기점으로 시내권을 달리는 수소버스가 내년엔 30~40대까지 확대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주도 함덕 그린수소충전소/사진=최민경 기자
충전시간은 1kg당 약 1분 소요된다. 가격은 현재 시범 운영 중으로 별도의 충전 단가가 책정돼 있지 않지만 실증 기간이 끝나는 9월 이후 경제성 분석을 통해 해구체적인 가격을 결정할 예정이다. 현정헌 함덕 그린수소충전소 소장은 "아직은 데이터를 쌓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에 판매 가격을 정하지 못했다"며 "민간에서 쓰는 수소차 넥쏘 등도 실증 기간 동안 무료로 충전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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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이처럼 생산·운송·활용을 아우르는 그린수소 전(全)주기 생태계를 구축하기까지 쉽지만은 않았다는 후문이다. 수소가 위험하다는 주민들의 인식 때문이다. 행원 실증단지는 인근 광어 양식장에서 우려를 제기했지만 지속적인 협의와 두꺼운 방호벽 설치로 설득에 성공했다.
현 소장은 "함덕 그린수소충전소도 처음엔 지역주민 사이에서 수소폭탄에 대한 인식과 안전에 대한 의문으로 반대가 심했다"며 "충전소가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주민 설명회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설득해 건설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정헌 함덕 그린수소충전소 소장이 수소버스를 충전하고 있다./사진=최민경 기자
아울러 그린수소 활용처를 공동주택지구 등 생활권까지 확대한다. 2030년까지 제주도 화곡2지구에 2500세대 공동주택단지를 건설할 예정인데 이 단지의 에너지원도 그린수소로 공급할 계획이다. 수소연료전지를 통해 공공주택에 열과 전기를 공급한다.
고 과장은 "제주도는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를 수소 전소 발전으로 전환한다는 계획도 이미 마련했다"며 "2035년 탄소중립을 전환을 위해 7GW(기가와트) 이상의 재생에너지를 통해 6만 톤 이상의 수소를 생산하면 발전소 전환뿐만 아니라 모빌리티 등 다양한 분야까지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