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손 꼭 잡고 "너무 말랐어"…치매 할머니 팬과 감동 만남

머니투데이 류원혜 기자 2024.06.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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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채널 'KFATV_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사진=유튜브 채널 'KFATV_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32·토트넘)이 치매를 앓는 80대 할머니 팬과 만남을 가져 훈훈함을 자아냈다.

지난 18일 대한축구협회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영상에서 손흥민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중국전을 하루 앞두고 정금남 할머니(84)를 만났다.

손흥민은 지난해 5월 루이소체 치매(퇴행성 뇌 질환)를 앓는 정 할머니가 평소 손흥민이 출전하는 경기를 빠짐없이 챙겨 본다는 소식을 듣고 직접 사인한 유니폼 등을 선물로 보낸 바 있다.



이후 최근 손흥민이 협회 측에 할머니를 만나고 싶다고 요청하면서 지난 10일 자리가 마련됐다.

손흥민은 정 할머니를 만나기 전에 영상 편지를 보냈다. 그는 "할머니가 좋아하고 사랑해주시는 손흥민"이라며 "할머니 만날 생각에 기쁘다. 그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 할머니는 "만나면 꼭 끌어안아 주고 싶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정 할머니가 손흥민을 만나러 가는 길은 축구선수 이근호가 동행했다. 이들은 손흥민이 묵는 숙소에 도착했고, 이근호는 "친구를 한 명 데려오겠다"며 자리를 떴다. 정 할머니는 "손흥민 같은 사람이 오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KFATV_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사진=유튜브 채널 'KFATV_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잠시 뒤 손흥민이 등장하자 정 할머니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얘기도 없이) 혼자 와버리는 것이 어디 있냐"고 했다. 이어 손흥민의 손을 꼭 잡고 안으며 "왜 이렇게 말랐냐. (밥을 제대로) 안 먹은 것 같다. 너무 말랐다"고 걱정했다.

정 할머니는 "이 사람 누구냐"는 제작진 질문에 "토트넘이라는 부대가 있는데, 거기 주인장이다"라고 답했다.

손흥민은 "오실 때 어려움 없으셨냐"고 살피며 "항상 응원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TV로 보고 감동했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손흥민은 직접 준비한 대표팀 유니폼에 사인해 선물했고, 정 할머니는 "예쁜 걸 준다"며 기뻐했다. 손흥민은 "내일 경기장에 입고 오시면 된다. 할머니를 위해서 열심히 뛰겠다. 많이 응원해달라"고 했다. 정 할머니는 "또 한두 골 넣어라"며 응원했다.

두 사람은 함께 기념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헤어질 시간이 되자 정 할머니는 "조금만 더 있다 가"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에 손흥민이 쉽사리 자리를 뜨지 못하자 정 할머니는 "쉬어야지. 얼른 가. 괜찮아"라며 마지막으로 손을 꼭 잡았다.

다음 날 손흥민이 선물한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중국전을 관람한 정 할머니는 "백 살까지 축구를 보겠다"고 즐거워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손흥민이 어르신을 대하는 모습이 뭉클하다", "친손자인 줄 알겠다", "할머니 건강하셔서 손흥민 선수 많이 응원해달라" 등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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