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라고 안 봐줘"…쓰러진 여성에 흉기 휘두른 20대, 2심도 중형

머니투데이 류원혜 기자 2024.06.19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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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사진=뉴스1


함께 술을 마시다 말다툼을 벌이던 여성을 흉기로 살해하려 한 2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제1형사부(부장판사 민지현)는 살인미수, 상해, 감금 혐의로 기소된 A씨(27)의 항소심에서 원심판결과 같은 징역 7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8월 2일 강원 춘천시 거주지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B씨(18)를 흉기로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B씨와 말다툼하던 중 "너 이러다가 나한테 맞는다. 여자도 안 봐준다"고 말했다. 이에 B씨가 "때려 봐"라고 하자 A씨는 B씨의 뺨을 때리고, 머리채를 잡은 뒤 주먹으로 복부를 여러 차례 가격했다. 쓰러진 B씨의 몸과 머리를 발로 밟기도 했다.

폭행당한 B씨가 밖으로 나가려고 하자 머리채와 옷을 잡아끌어 강제로 앉히는 등 감금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이후에도 A씨는 "너 계속 그러면 죽여버린다"고 협박했다. B씨가 죽여보라고 하자 A씨는 주방에 있던 흉기를 가져와 B씨 얼굴에 휘둘러 중상을 입혔다.

A씨는 쓰러져 저항할 수 없는 상태인 B씨의 등에 또 흉기를 내리찍어 살해하려고 했다. 같이 있던 지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원이 B씨를 병원으로 이송하면서 사건은 마무리됐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살인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살인 고의는 반드시 살해 목적이나 계획적인 살해 의도가 있어야 인정되는 게 아니다"라며 "자신의 행위가 타인의 사망 결과를 발생시킬 만한 가능성이나 위험이 있음을 인식하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이 피해자의 얼굴을 베고, 쓰러져 저항하지 못하는 피해자의 등 부위를 흉기로 내려찍은 걸 보면 살인 고의가 있었음이 충분히 인정된다"며 "119구급대원의 지혈과 병원에서의 수혈 등 응급조치가 신속하게 이뤄지지 못했다면 피해자가 사망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판결에 불복한 A씨는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위해 1심에 이어 당심에서도 추가 공탁했다"면서도 "하지만 여전히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 원심판결은 적정하다"며 이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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