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커진 금융사고, 고개 숙인 은행장들

머니투데이 김도엽 기자 2024.06.20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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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금융사고/그래픽=김다나5대 은행, 금융사고/그래픽=김다나


은행들의 금융사고 건수가 해마다 줄어들지만 규모는 점점 커진다. 연이어 대형 금융사고가 발생하자 은행장들은 재발방지와 내부통제 강화를 약속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에서 2021년부터 이날까지 발생한 금융사고는 총 133건으로 집계됐다. 5대은행에서 발생하는 금융사고는 해마다 조금씩 줄어들지만 드러난 사고규모는 커졌다. 2021년 48건이던 사고건수는 2022년 40건, 2023년 34건, 올해는 이날 기준으로 11건이다. 대형 금융사고인 100억원 이상 사고는 2021년부터 올해까지 총 6건이 발생했는데 이 가운데 4건이 올해 공시됐다.



가장 최근 드러난 건은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100억원가량 횡령사고다. 우리은행은 지난 10일 경남 김해의 한 지점에서 대리급 직원 A씨가 올 초부터 최근까지 100억원 상당의 고객 대출금을 횡령한 사실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배임사고도 이어졌다. 국민은행은 올해 100억원 이상 배임사고가 총 3건 발생했다. 지난 4월 각각 273억원, 111억원 규모의 사고가 발생했고 앞서 3월에도 104억원가량의 사고가 생겼다고 밝혔다. 농협은행도 지난 3월 109억원가량의 배임사고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연이은 대규모 횡령·배임사고에 은행장들은 고개를 숙였다. 이날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과 국내 은행장들의 간담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일로 인해 우리은행을 사랑해주시는 고객분들과 국민 여러분께 걱정을 끼쳐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 행장은 "강화된 내부통제 시스템으로 자체적으로 막을 수 있었지만 원천적으로 막지 못한 것은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며 "이번 사건에 대해 철저히 파악하고 또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개선해 재발방지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이석용 농협은행장도 "내부통제방안을 더 구체적으로 수립하고 있으며 근절방안을 계속 고민하고 있다"며 "가장 중요한 건 조직문화가 많이 바뀌어야 할 것같아서 그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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