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AFPBBNews=뉴스1
대한민국과 토트넘의 '캡틴' 손흥민(32)이 팀 동료부터 충격적인 인종차별을 당했다. 논란을 만든 것은 토트넘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27). 벤탄쿠르는 지난 14일 우루과이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 인터뷰를 하는 과정에서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 발언을 날렸다. 당시 진행자가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달라'고 부탁하자, 벤탄쿠르는 "한국 사람들은 다 똑같이 생겼다. 손흥민의 사촌 유니폼을 가져다줘도 모를 것"이라고 말했다. 농담이었지만, 아시안 인종을 무시하는 의도가 깔린 '인종차별'적인 발언이었다.
하지만 벤탄쿠르는 손흥민의 애칭인 쏘니(Sonny)의 영어 스펠링을 'Sony'라고 잘못 적었고, 게시글도 24시간이면 사라지는 '스토리' 형식으로 올렸다. 진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토트넘은 이번 일에 대해 침묵만 지키고 있다. 유로2024, 코파 아메리카 등에 참가한 토트넘 선수들의 국가대표팀 훈련 모습만 공유했다. 오히려 벤탄쿠르를 지적하는 댓글이 남겨지면, 이를 지우고 있다는 '댓글 삭제' 의혹까지 퍼졌다.
경기 전 입장하는 손흥민. /사진=토트넘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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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의 대응은 분명 아쉬운 부분이다. 무엇보다 손흥민은 지난 2015년부터 토트넘 한 팀에서만 뛴 상징성 높은 슈퍼스타다. 지난 시즌에는 주장직을 맡아 팀을 이끌었다. 토트넘도 손흥민이 대기록을 세우거나, 멋진 활약으로 팀 승리를 이끌 때면 "우리 선수"라는 것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이번 벤탄쿠르 인종차별 사태에선 '남의 선수'가 됐다.
그동안 손흥민은 상대적으로 적은 주급에도 참고 뛰고, 지난 해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알이티하드의 메가톤 제의까지 거부했다. 하지만 토트넘은 냉정하다. 손흥민의 계약기간이 1년 남은 상황에서 많은 이들이 장기 재계약을 제시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이와 달리 토트넘은 계약서에 포함된 1년 연장 계약 옵션만 발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A매치에서도 손흥민은 "토트넘과 재계약에 대해 주고받은 얘기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토트넘은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 등을 떠나보냈다. 손흥민은 토트넘과 의리를 지켰지만, 토트넘 행동은 실망의 연속이다.
손흥민(왼쪽)과 로드리고 벤탄쿠르. /AFPBBNews=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