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주목한 "박테리아 항암제" 화순전남대병원 바이오벤처 잇따른 성과

머니투데이 박정렬 기자 2024.06.19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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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전남대병원 바이오벤처 기업 씨앤큐어 연구원이 실험에 몰두하고 있다.사진=화순전남대병원화순전남대병원 바이오벤처 기업 씨앤큐어 연구원이 실험에 몰두하고 있다.사진=화순전남대병원


화순전남대병원 바이오벤처 기업들이 진료를 넘어 연구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다.

19일 화순전남대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의 민정준 병원장이 핵의학과·미생물학교실 교수들과 2019년에 창업한 씨앤큐어는 최근 연구 중인 '박테리아를 활용한 암 면역 치료제 개발'이란 주제의 논문을 피인용지수(다른 논문에 얼마나 인용됐는지를 알려주는 지표)가 78.8에 달하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리뷰 임상 종양학'(Nature Reviews Clinical Oncology)에 발표하면서 학계는 물론 바이오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씨엔큐어에 따르면 회사는 박테리아가 암의 발생과 진행, 항암과 면역에 끼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유전공학과 유전자 편집·나노기술을 활용한 암 면역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른바 '박테리아 항암제'로 현재 미국의 위탁개발생산(CDMO) 회사를 통해 의약품 품질관리 규정에 따른 공정 중에 있다. 국내에서는 영장류 시험이 진행 중이다. 화순전남대병원은 "세계 최고의 종양학 저널이 창간 후 최초로 싣는 박테리아 항암제 관련 논문에 우리나라 이름이 올라간 건 세계 정상급 연구 수준을 증명하는 성과"라고 말했다.



민정준  화순전남대병원장./사진=전남대병원 민정준 화순전남대병원장./사진=전남대병원
화순전남대병원 1호 벤처기업인 박셀바이오 (15,410원 ▼20 -0.13%)의 활약도 눈에 띈다. 항암 면역세포치료제를 개발하는 박셀바이오는 이제중 혈액종양내과 교수와 이준행 미생물학과 교수가 힘을 합쳐 2010년 설립, 2020년 상장에 성공했다. 자연살해세포치료제 'Vax-NK' 플랫폼과 차세대 항암면역세포치료제 'Vax-CARs' 플랫폼, 동물용 항암면역치료제 플랫폼 등을 개발 중이다. 지난 5일에는 미국에서 열린 '바이오 USA 2024'에서 간세포암 치료제 'Vax-NK/HCC' 임상2a상 결과를 발표하며 업계의 시선을 끌었다.

신명근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지난 2020년 난치암 신약 개발 및 정밀 의료 분자 진단 제품 개발을 위해 케이블루바이오를 설립했다. 현재 혈액암을 포함한 난치암과 노화, 만성 퇴행성 질환을 극복할 수 있는 동반 진단 표지자를 발굴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를 플랫폼 기술에 탑재해 난치 암을 조기 발굴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화순전남대병원 전경. /사진=화순전남대병원화순전남대병원 전경. /사진=화순전남대병원
2020년 정용연 영상의학과 교수와 박인규 의생명과학교실 교수가 창업한 디알큐어는 산화망간 기반 항암 및 항염 질환 치료제에 연구 역량을 집중한다. 같은 해 김형석 법의학교실 교수가 설립한 휴먼앤바이오는 우울증 발병 여부와 자살 예측에 관한 유전자를 스크리닝해 예방할 수 있는 검사 방법을 찾고 있다.

민정준 화순전남대병원장은 "연구중심병원으로서 지금까지 새로운 길을 개척해왔다. 곧 준공 예정인 개방형 의료 혁신센터에는 바이오 기업과 연구소들을 위한 공간과 임상시험센터를 만들 계획"이라며 "백신 연구와 면역 치료제 개발을 원하는 바이오 벤처 기업에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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