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바이오 CDMO 기업 생산능력. /사진=김다나 디자인기자
19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10대 제네릭(합성의약품 복제약) 제약사 인도의 루핀은 지난 17일(현지시간) API(원료의약품) 개발·생산·판매를 담당할 CDMO 전문 자회사 LMS를 신설, 바이엘·머크·론자 등 글로벌 바이오 업계에서 근무 경험을 쌓은 아브델아지즈 투미를 CEO(최고경영자)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미국·브라질·멕시코 등 전 세계 15곳에 제조 인프라를 구축한 루핀은 새로 설립한 자회사를 통해 CDMO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 제약·바이오 기업은 CMO(위탁생산)·CDO(위탁개발), 이를 통합한 개념의 CDMO를 비롯해 CRO(임상수탁) 등을 활용, 비용 효율화를 꾀하고 있다. 통상 신약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은 약 15년, 투입 비용은 평균 2조원을 웃돈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바이오 CDMO 시장 규모는 2020년 113억원에서 2026년 203억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미국 정부의 생물보안법 추진 이후 입지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중국 바이오 기업 견제 내용이 담긴 해당 법안은 이달 미국 의회에서 제동이 걸렸지만, 업계에선 여전히 연내 통과 가능성을 높이 보고있다.
국내 한 CDMO 업계 관계자는 "지리적으로 아시아·태평양 중심에 있어 접근성이 우수하고 전문성을 갖춘 인재가 많단 점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글로벌 학회나 콘퍼런스 등에서도 K-바이오의 저력을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GMP(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 수준이 국제 표준인 것도 메리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인력 부족은 고질적 문제로 언급된다. 또 다른 국내 CDMO 업계 관계자는 "미국·유럽과 비교하면 국내 바이오 산업은 신성장 단계다보니 보유 인력 규모가 적다"며 "기업별 대학 산학협력 프로그램으로 인력 유치에 나서고는 있지만 생산성 발전 속도와 대비해선 더딘 편"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해외 인력 유출 우려도 있지만 최근 생물보안법 이슈 때문에 중국으로의 인력 유출은 쉽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교육 인프라 등 부족으로 인력 자체가 부족한데 국내 기존 기업에서 신설 업체로의 인력 이동이 잦은 상황이다. 개별 기업 입장에선 인력 공백은 더 치명적일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