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유병자' 고객 모십니다…중증부터 경증까지 상품 봇물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2024.06.20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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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출시한 유병자 대상 보험 상품/그래픽=김다나최근 출시한 유병자 대상 보험 상품/그래픽=김다나


생명보험·손해보험 할 것 없이 보험사들이 유병자를 대상으로 한 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포화한 국내 시장에서 활로를 찾기 위해 유병자 시장을 꼽았는데 상품 가입이 어려웠던 유병자의 가입 문턱은 점점 더 낮아질 전망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이달에만 유병자 대상 보험 상품 2개를 출시했다. 이달 초 유병자 종신보장 건강보험인 '교보간편평생건강보험'에 이어 사망 보장과 함께 다양한 특약과 플랜 설계가 가능한 종합건강보험인 '교보간편마이플랜건강보험(무배당)'도 출시했다.



한화손해보험도 지난달 'LIFEPLUS 3N5 간편건강보험(연만기갱신형)'을 내놨다. 입원·수술 병력고지 기간에 따라 6개 질문유형을 한 상품에 담아 중증유병자부터 경증유병자까지 모두 가입할 수 있는 간편건강보험이다.

최근 보험사들이 내놓은 유병자 상품 특징 중의 하나는 고객군을 세분화한다는 점이다. 유병자의 상황에 따라 상품 가입 여부와 보험료가 달라질 수 있다.



교보간편마이플랜건강보험은 병력이 있었더라도 입원·수술 이력 0년부터 5년까지 건강상황에 맞게 가입할 수 있다.

한화생명이 출시한 '한화생명 The H 초간편 암보험'은 과거에 암 치료 이력이 있더라도 2년 내 암 경험이 없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기존 간편보험은 5년 내 암 관련 진단·입원·수술 여부를 확인한 후에 가입할 수 있었다면 가입 문턱을 종전보다 더 낮췄다.

KB손해보험은 업계 처음으로 10년 내 입원·수술·3대 질병이 없는 비교적 증상이 경미한 유병자를 위한 'KB 3.10.10 슬기로운 간편건강보험 Plus'를 지난달 출시했다. 조건에 해당하는 초경증 유병자는 기존 유병자 보험상품보다 보험료도 최대 14% 저렴하다.


유병자 입장에서는 과거와 달리 상품 가입이 가능하고 동일하게 비싼 보험료를 내는 것이 아니라 본인 상황에 맞는 상품 선택과 보험료 책정이 가능해진 셈이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유병자 관련 손해율 데이터를 통해 유병자의 범주를 세분화하고 유병자별로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을 내놓고 있다"면서 "업계가 경쟁적으로 가입 조건을 완화하거나 보장 상품을 늘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다만 금융당국은 '간편'이라고 하나 소비자의 계약전알릴의무를 소홀히 하면 보험금 지급이 거절되는 등 피해 사례가 발생할 수 있어 주의를 당부했다. 주로 유병자가 가입하는 간편보험의 가입 건수는 지난해 604만건으로 전년(411만건)보다 47.1%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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