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한국소비자원이 준비하는 디지털 미래

머니투데이 윤수현 한국소비자원 원장 2024.06.25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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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개봉한 스파이크 존스 감독의 SF 영화 "그녀(her)"에는 감정을 느끼며 인간과 정서적으로 교류하는 인공지능이 등장한다.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고 철학적 사고를 통해 스스로 성장하는 인공지능이 이 영화의 주인공이다. 최근 이 영화가 챗GPT 등장 이후 우리가 맞닥뜨리게 될 인공지능의 시대를 가장 잘 예측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인공지능 기술이 사회 각 분야에 접목되는 것을 보면 영화가 현실이 되는 날도 머지않은 것 같다.

전 세계가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공지능이나 사물인터넷 같은 디지털 기술을 기존 산업이나 조직에 적용해 새로운 기회와 가치를 창출함으로써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려는 것이다. 한국소비자원 역시 이러한 변화의 물결에 동참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보다 안전하고 현명한 소비생활을 할 수 있도록 업무 전반의 디지털화를 추진중이다.



우선, 소비자민원 처리 시스템의 개선을 도모하고 있다. 현재 소비자상담은 인터넷과 전화, 모바일 채팅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해 이루어지나 소비자원의 업무시간에만 이용할 수 있는 한계가 있다. 현재 개발중인 인공지능 기반 챗봇상담 서비스가 올해 도입되면 시간 제약 없이 소비자문제를 상담할 수 있게 된다. 더 나아가 챗봇을 통해 피해예방, 리콜, 가격 정보도 편리하게 접할 수 있게 된다.

다음으로 소비자안전 업무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자 한다. 2026년을 목표로 '지능형 위해정보 통합처리 플랫폼'을 구축중인데,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융합해 위해·리콜 제품의 유통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각종 위해정보의 수집·분석을 자동화하는 것이다. 최근 일부 해외 쇼핑플랫폼 상품의 품질 불량과 안전성이 계속 문제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업무 혁신으로 위해요소를 조기에 발견하고 대응함으로써 이러한 우려의 상당 부분이 해소될 것으로 본다.



또한 다양한 소비생활 이슈와 문제를 조기에 탐지해 신속히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 실시간 소비 트렌드와 소비자 상담·피해구제 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피해예방 정보를 생산하고 제공함으로써 소비자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도울 것이다. 아울러 소비자 문제의 조사나 정책의 수립·추진에도 디지털화된 업무 프로세스를 적용해 데이터 기반 행정을 실현하고자 한다.

소비자원의 일하는 방식도 생성형 AI 기반의 업무 가이드봇을 만들어 단순하고 반복적인 문서를 자동 생성하고 맞춤형 지식을 제공하는 등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소비자원의 구성원들은 보다 본질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고 아울러 기관의 경쟁력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디지털화된 세상에서 살게 될 미래의 소비자들은 더욱 편리한 개인 맞춤형 공공서비스를 기대할 것이다. 디지털 전환의 중심에는 사람 즉, 소비자가 있어야 한다. 소비자원은 소비자의 권익 향상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디지털 선도 기관이 될 것을 국민 여러분께 약속드린다.


윤수현 한국소비자원장.윤수현 한국소비자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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