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11시 경기 고양시 국립암센터 1층 수납 창구 앞 환자와 보호자가 대기하고 있다./사진=최지은 기자](https://thumb.mt.co.kr/06/2024/06/2024061812571549170_1.jpg/dims/optimize/)
18일 오전 11시 경기 고양시 국립암센터. 환자복을 입은 채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김모씨(63)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이같이 말했다. 김씨는 국립암센터에서 대장암 4기 치료를 받고 있다.
국립암센터 전문의 비상대책위원회는 전날 밤 11시30분 중환자실과 응급실을 제외한 전면 휴진을 고려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대정부 성명서'를 발표했다. 비대위는 지난 15~17일 소속 전문의 14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18일 오전 경기 고양시 국립암센터의 각 접수처 앞은 환자와 보호자로 가득했다. 접수처 앞에 마련된 대기석은 빈자리 없이 채워졌다. 검사를 기다리고 있는 환자와 보호자./사진=최지은 기자](https://thumb.mt.co.kr/06/2024/06/2024061812571549170_2.jpg/dims/optimize/)
국립암센터 비대위는 대정부 성명서를 통해 "전공의 사직 이후 진료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 100시간에 육박하는 진료 부담을 감당했다"며 "추가적인 인력과 예산 지원 없이 국립암센터 병상을 확대 가동하겠다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탁상행정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점진적으로 국립암센터 휴진이 확대될 수 있다"고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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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항암치료를 위해 입원 중인 박모씨(70)는 "암 환자들은 하루하루가 급하다"며 "말기 암 환자나 수술이 필요한 환자들은 가뜩이나 몸도 힘든데 마음마저 힘들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어 "의사들이 국가와 싸우더라도 환자 목숨을 담보로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이번에 퇴원하면 다음 치료 때 병원에 입원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밝혔다.
남편의 폐암 추적 치료를 위해 국립암센터를 찾은 한 시민도 "중증 환자들은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인데 부담을 더하는 꼴"이라며 "정부도, 의사도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상급 병원 여러곳을 함께 다니는 환자들의 답답함도 크다. 항암치료를 위해 입원 중인 김모씨(68)는 "국립암센터에서 항암치료를 받고 서울대병원에서는 뇌경색 진료와 약을 받는다"며 "서울대병원이 휴진하면 동네병원에서 약 타면 되는데 국립암센터가 휴진하면 정말 큰 일"이라고 했다.
국립암센터 관계자는 "비대위의 설문조사에서 전면 휴진 안이 통과되지 않았기 때문에 당장 진료에 차질은 없을 것"이라며 "추후 상황을 계속 주시하면서 변동사항이 있으면 즉각 대응하겠다"고 밝혔다.